[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20일 검사의 직무유기를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조국 법무부 장관과 그의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는 동문서답을 하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오후 1시50분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이른바 '고소장 위조 검사' 사건의 고발인 조사를 받으러 출석한 임은정 부장검사는 조국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 "올해 2월 서울남부지검 성폭력 사건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문무일 검찰총장 등의 사퇴를 요구하고 고발했다. 그런데 검찰에서 전혀 반응이 없었고, 이에 신문 칼럼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며 엉뚱한 답변을 했다. 그러면서 "이미 수사를 받고, 재판을 받아야 할 사람 중 현직에 계신 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 수사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서 말을 못 하겠다"며 "정말 직무유기하는 분들이 수사하는 상황에서 뭐를 말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직무유기와 관련된 사람들, 남부지검 성폭력 사건과 관련돼서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고발하지 않은 청구인도 많다"며 "모든 것을 사회 전반적으로 제대로 짚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또 조 장관이 검찰 개혁 목소리에 대해 자신을 지목해 경청하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통보받은 것은 없다"며 "기대하는 바로는 검찰에서 1년~2년 검찰 개혁을 요구했던 것은 아니니까 그런 부분에서 서울에 출장이 잦지는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 11일 임 부장검사를 거론하면서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은 법무부 감찰관실과 함께 검찰 내부의 자정과 개혁을 요구하는 많은 검사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감찰제도 전반에 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임 부장검사는 지난 2015년 12월 부산지검에 근무하던 A검사가 민원인이 제출한 고소장을 잃어버린 후 해당 민원인의 다른 고소장을 복사해 이를 바꿔치기했지만, A검사에 대한 징계와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당시 검찰 수뇌부를 4월 경찰에 고발했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전·현직 검찰 고위인사 직무유기 혐의 고발건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2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