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이르면 이달 말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미 '새로운 방법'을 거론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중요하고도 진전된 한반도 구상'을 공개할 계획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단 및 실행을 이끌어내기 위해 한미 정상이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모인다.
문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수행하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오후 쉐라톤 뉴욕 타임스 스퀘어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요구하는) 안전보장 문제, 제재해제 문제, 모든 것을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는 미 측의 기본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시작이 됐을 때 어떤 결과를 향해서 나갈 것인지 공조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비핵화의 정의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상 정의가 있고, 미국이 말하는 비핵화(FFVD)가 있고, 우리의 완전한 비핵화가 있다"면서 "그 목표에 대한 정의는 같지만, 로드맵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대한 이견이 있는 상황으로, 결국 실무 협상에서 로드맵을 만들어내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을 시작하면서 외교부 장관이 사전 브리핑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여기에 강 장관은 '제재 해제' 카드를 미국이 꺼낼 가능성도 시사했다. 제재 해제는 미국이 가진 가장 강력한 '대북 압박카드'로 꼽힌다. 이를 공론화 하는 것은 이번 순방에 대한 청와대의 기대감을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북미 간 물밑 논의가 예상 이상 진행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부르는 대목이다.
출처/강기정 정무수석 페이스북 캡쳐
문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9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이와 관련해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미 회담과 유엔 총회에서 던져질 '중요하고도 진전된 한반도 구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국제사회의 큰 호응이 있길 두 손 모아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가 뭐래도 지금의 시간은 한반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데 진력할 때"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중요하고도 진전된 한반도 구상'을 놓고 북한이 가장 원하는 '체제 안전보장'을 위해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문 대통령이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또 지난해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했지만, 대북제재에 막혀있는 남북 경제교류 재개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양해를 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뉴욕 쉐라톤 뉴욕 타임스 스퀘어 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 유엔 총회 참석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