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3일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 첫날 무려 3조1820억원이 몰렸다. '청약 전쟁'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유래를 찾기 힘든 규모다.
◇ 삼성생명, 청약 전쟁..20조 '블랙홀' 전망
지난 3월9일 대한생명의 청약 첫날 몰린 자금은 1640억원, 또 지난 2006년 2월1일 롯데쇼핑 청약 첫날 2932억원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확연해진다.
공모가가 11만원으로 시장 기대(10만원 초반)보다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생명보험사의 상장에 거는 투자자들의 기대는 그만큼 컸다.
일반적으로 청약 첫날보다는 둘째날 더욱 많은 자금이 몰린다는 점에서 4일까지 20조원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우리證, 경쟁률 10.22대 1..삼성證, 건당 평균 청약증거금 1.2억
이번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은 개별경쟁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증권사별 경쟁률에 따라 배정받는 수량이 달라진다. 따라서 둘째날에는 증권사를 선택하려는 눈치작전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청약 첫날 상장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청약 경쟁률은 4.23대 1, 신한금융투자 6.82대 1, 삼성증권 8.31대 1, 동양종합금융증권 7.88대 1, 우리투자증권 10.22대 1, KB투자증권 7.5대 1을 기록했다.
또 각 증권사별로 청약 1건당 평균 증거금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 6270만원, 신한금융투자 5246만원, 삼성증권 1억2280만원, 동양종금증권 4375만원, 우리투자증권 4611만원, KB투자증권 4957만원이었다.
삼성증권에 큰손이 많이 몰렸고, 다음으로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순으로 나타났다는 의미다.
◇ 한국·삼성證, 기존고객 유리 vs. 우리·KB證, 신규고객 유리
이 같은 전쟁터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가져가는 게 유리할까.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일반투자자에게 배정한 물량도 많지만 청약조건이 지난달 30일까지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에 한하기 때문에 기존 고객 위주로 청약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나머지 증권사에는 첫날 눈치를 봤던 투자자들이 계좌를 개설해 청약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기존 고객은 거래 증권사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신한금융투자와 동양종합금융증권은 1인당 배정한도가 각각 10만주, 8만주로 적지 않은데다 첫날 경쟁률도 그다지 높지 않아 계좌를 신규개설하는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첫날 10대 1을 넘은 우리투자증권은 배정된 물량도 31만여주로 적어 상대적으로 청약자들이 피할 가능성이 있다. 1인당 청약한도도 우대고객이라 해도 3만주를 넘지 못한다는 약점도 있다.
KB투자증권은 첫날 틈새를 노린 투자자들이 비교적 많이 몰렸지만 배정물량이 31만주로 적고 1인당 배정한도가 3만주로 적어 소액투자자들의 청약경쟁이 예상된다.
따라서 계좌를 신규 개설하거나 소규모 투자자라면 우리투자증권이나 KB투자증권의 틈새를 노리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결국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자금 규모와 각 증권사별 우대조건을 따져 청약 증권사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