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난 5일 인천 중구에 위치한 네스트 호텔에서 경기도 양주 오랑주리 부근을 왕복하는 160km 구간에서 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를 시승했다. 이날은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일반적인 시승이라면 차량을 극한으로 몰아붙여 성능을 검증할 수도 있지만 안전 상 과속 운전을 자제하기로 동승 기자와 시승 전 합의했다.
모하비 더 마스터가 육중한 체구의 대형 SUV다 보니 주행감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경쾌하게 쭈욱~ 나가는 구나’ 감탄사가 나왔다. 시승 모델은 V6 3.0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최고출력 260ps, 최대토크 57.1kgf·m의 성능을 갖췄다.
지난 5일 시승한 기아차 '모하비 더 마스터' 사진/김재홍 기자
디젤 차량이니 일정 속도 이상 가속이 붙으면 소음이 들리겠거니 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마치 가솔린 모델이 연상되듯 경쾌하면서도 부드러운 주행감, 디젤 답지 않은 정숙성이 인상적이었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하나보다’ 했는데 동승한 기자는 물론 시승행사에 참여했던 다른 동료 기자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날 권혁호 기아차 부사장이 “더 마스터를 시승하면서 안정적인 코너링과 핸들링, 정숙하고 편안한 승차감 등을 느꼈다”고 했을 때 의례적인 멘트라고 여겼는데 이해가 가는 발언이었다.
폭우 속에서 모하비 더 마스터를 시승했다. 사진/김재홍 기자
시승한 날, 태풍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졌고 군데군데 물 웅덩이가 있는 등 ‘험로’, ‘오프로드’ 환경이 만들어졌다. 모하비 더 마스터는 이런 코스에도 무난하게 통과가 가능했고 진동 충격도 덜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코너링도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면 무난했다. 다만 비가 너무 세게 내리면서 와이퍼를 ‘최대’로 설정해야 했다.
기자는 올해 3월 말 개최된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모하비 더 마스터피스’ 콘셉트카를 통해 처음 접했다. 당시 모터쇼에서는 모하비 콘셉트카 차량 그 자체보다는 현재 K-POP을 주도하는 글로벌 스타, 걸그룹 <블랙핑크>가 박한우 기아차 사장과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기자는 서울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 ‘쏘나타 터보’ 모델이나 다른 수입브랜드 차량에 더 관심이 갔던 기억이 났다.
지난 3월 말 서울모터쇼에서 모하비 콘셉트카와 블랙핑크 모습. 사진/기아차
기존 모하비에 대해 ‘올드하다’, ‘투박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모하비 더 마스터는 확실히 세련된 감각이 가미됐다. 우선 앞부분 그릴 모양, 큐브 모양이 박힌 Full LED 헤드램프 부터 예전 모바히와는 다른 느낌을 선사했다.
내부에서도 많은 변화가 감지됐다. 우선 센터페시아에서 도어까지 길게 이어지는 고급스러운 오크 우드 그레인 가니쉬, 컬러풀한 각종 버튼의 모습과 다양한 입체 패턴 무드램프, 12.3인치 대형 클러스터 등이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이었는데, 게다가 앞좌석과 동승석은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넓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시승 차량의 내부 인테리어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탁 트인 전면 개방감에 대형 화면으로 내비게이션이나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고 뭉특한 기어의 그립감도 만족스러웠다. 올해 국내외 브랜드를 막론하고 워낙 많은 대형 SUV 신차들이 쏟아져 모하비 더 마스터의 입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나름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 정도였다.
다만 폭우가 쏟아지면서 스포츠 주행 모드나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만약 모하비 더 마스터를 다시 타보게 된다면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을 시작으로 험로 코스를 운전해 SNOW, SAND, MUD 등 터레인 모드의 성능을 검증하고 싶다.
시승 차량의 후면부 모습. 폭우로 인해 비가 많이 묻었다. 사진/김재홍 기자
시승행사 날 나란히 주차된 모하비 더 마스터 차량들의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