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해운업계가 탱커 운임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폭격으로 탱커 운임이 상승세를 탄 가운데 미국이 이란산 석유를 운반한 중국 선사를 제재하기로 결정하면서 운임 상승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3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운임은 3만3000달러로 전주보다 20% 가량 상승했다. 중동-중국 구간 평균운임은 3만4008달러로 같은 기간 무려 42.1% 급등했다.
이 같은 운임 상승에 대해서는 사우디 석유가공시설에 대한 드론공격은 물론 미국이 최근 이란산 석유를 운반한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제재가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앞서 지난 14일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Aramco)의 석유 가공시설 두곳이 드론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직후 아람코는 공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축유 1억8500만배럴를 방출하고 자국 정유소 공급량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아람코가 대비책을 내놓았지만 운임은 전주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정학정 리스크 탓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사 입장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있는 지역에 화물 운송을 꺼릴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운임이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탱커 운임 상승 원인이 사우디에만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은 최근 이란산 석유를 운반한 중국 국영기업 COSCO의 자회사 2곳을 신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유엔총회에서 "미국의 제재와 반대로 고의로 이란에게서 석유를 수송한 일부 중국 단체에 제재를 가한다"라고 밝혔다.
제재 대상 선박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 대형 선사의 자회사들인 만큼 이들 선박이 운항을 중단할 경우 석유 운송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중국 탱커 철수를 우려해 운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운임 상승은 선사 수익성 향상과 연결된다. 아람코가 산유량 원상 회복을 강조한 만큼 이 이슈가 운임 상승세를 장기적으로 이끌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중국 COSCO 자회사의 탱커 운항 중단은 얼마나 장기화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드론 공격에 따른 공급 불확실성으로 운임이 올랐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이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미국이 이란에 대한 규제 완화를 빠른 시일 안에 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업계가 운임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사진. COSCO 홈페이지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