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근로조건 미스매치로 청년들의 이직이 늘어나는 가운데 비정규직일수록 갈수록 악화된 근로환경에 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청년층 이직·재취업 특성 연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청년 취업경험자 중 이직경험 없이 첫 직장을 유지하는 경우는 47.5%로, 나머지 52.5%는 이직 혹은 퇴사 경험을 갖고 있다. 이직자의 이직횟수는 평균 1.85회로 나타났다. 이직횟수 3회 이상인 경우는 이직자 중 22.0%로 나타났다.
현재 정규직인 청년이 다음 이적에도 정규직일 확률은 84.0%이고, 비정규직일 확률은 9.5%, 비임금근로자,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가 될 확률은 각각 0.7%, 1.5%, 4.3%였다. 현재 비정규직인 청년이 다음 이적에 정규직일 확률은 24.2%인 데 비해 여전히 비정규직일 확률은 63.7%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인 청년이 비임금근로자,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가 될 확률은 각각 4.6%, 3.1%, 4.4%로 나타나 정규직의 확률보다 모두 높았다.
이직한 이유는 근무조건 또는 작업환경의 불만으로 인한 이직이 전체 이직 이유 중 가장 많은 21.4%의 비중을 차지하였다. 다음으로는 적성 불일치가 15.8%, 보수, 승진 등의 불만이 13.2%, 직장이나 직무가 전망이 없어서 이직한 경우도 13.2%로 나타났다. 계약기간의 만료가 7.9%, 폐업이나 해고, 사업 종료로 인한 이유가 4.8%로 나타났다.
영세기업, 중소기업, 대기업 모두 첫 직장을 현재까지 유지한 경우보다 1회 이직 후 재취업을 통해 월평균 임금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직횟수가 3회를 넘어가면 사업체 규모에 상관없이 첫 직장을 유지하는 것보다 월평균 임금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학력 및 초기 근무 경력과 같은 인적자본을 통해 1회 또는 2회 이직 시 이전 직장보다 높은 보수를 받기 위한 재취업이 가능할 수 있지만, 이직횟수가 3회 이상으로 빈번해지면 인적자본 가치가 소모돼 상향된 보수를 얻기 위한 재취업이 어렵다고 보인다.
연구진은 청년층이 경력으로는 짧은 근속기간과 상대적으로 낮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직업탐색 시기에 발생하는 일경험이 노동시장에서 경력과 같은 인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시의 뉴딜일자리도 단순한 구직을 넘어 새로운 직장에서의 적응까지 상담단계를 확대한다며 빈번한 이직으로 이어지지 않고 일자리에 안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직문화가 확산하는 만큼 경력직을 대상으로 한 양방향 정보공개 시스템 구축이 근로조건 불만족과 같은 미스매치 해소 방법이 될 수 있다.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2019 청년 과학기술인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취업준비생들이 면접과 상담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