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국이 패닉에 빠졌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운송한 중국 유조선 업체들에게 제재를 가하자 자국 해운사의 운송 계약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매체 국제선박왕은 최근 미국이 중국 해운사 제재에 따른 결과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달 26일 이란산 원유를 선적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유조선 업체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고 밝혔다.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다. 제재를 가한 기업은 중국 최대 해운사 코스코 쉬핑(COSCO Shipping)그룹의 계열사 코스코 시핑 탱커(Cosco Shipping Tankers)와 차이나 LNG 쉬핑(China LNG Shiping)이다.
이어 매체는 "중국 해운사에 대한 제재 조치 발표 후 전세계 유조선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탱커 운임은 크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일일 용선료는 2만1100달러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설비가 드론 공격을 받은 직후에는 2만5500달러에서 최대 3만3800달러까지 올랐다.
여기에 미국의 제재 발표까지 더해지자 9월27일 용선료는 지난 11개월 동안 최고 수준인 5만1480달러로 급등했다. 운임 상승은 해운업계에 호재이지만 제재 조치를 받은 중국은 웃을 수 없다.
매체는 미국의 제재 조치로 중국 해운사는 운송 계약이 취소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중국 언론은 "코스코 쉬핑 탱커는 코스코 유조선 사업의 핵심 기업"이라고 밝히고 "여러 유조선 계약이 취소됐으며 향후 업무도 불투명하다"라고 보도했다.
코스코는 중국의 최대 해운사로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 해운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스코가 운영하는 선박은 1100척이며 선종도 다양하다. 이중 유조선은 120척이고 VLCC는 44척에 달하며 전체 VLCC 시장에서 7.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일단 미국의 제재 조치에 대해 정당한 이익을 무시한 제재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겅솽은 기자회견을 통해 강한 불만과 함께 반대를 표명했으며 향후 자국 기업의 권리와 이익을 확실히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향후 중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알 수 없으나 운임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윤희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센터장은 "탱커 수요의 계절적 증가, IMO(국제해사기구) 규제에 따른 선박 공급감소와 중국 선박 회피 현상이 맞물리면서 연말까지 시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