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수도권 지역을 놓고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플랫폼이 다시 한번 충돌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8일 서울시 성동구 쏘카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3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국철희 서울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집회에서 국회의원에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해 타다를 불법으로 규정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조합은 수도권 지역에 있는 개인택시조합까지 모아 최대 1만명 규모의 집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합의 집회 결정은 전날 VCNC가 발표한 타다 확장 계획이 영향을 미쳤다. VCNC는 내년 말까지 타다 운행 대수와 드라이버 수를 각각 1만대와 5만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동 수요가 많은 수도권을 확장 지역 우선순위로 점찍었다. 타다는 현재 서울시를 중심으로 한 49개 시·구에서 운영 중이다. 박재욱 VCNC 대표는 "구체적으로 지역을 선정하지 않았지만 수도권 전역을 1차 목표로 삼고 향후 여러 지역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8일 서울시 성동구 쏘카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3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진/김동현 기자
이러한 VCNC의 수도권 확장 계획이 서울조합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 조합의 심기까지 건드린 계기가 됐다. 서울조합은 애초 서울조합원 10분의1 규모인 5000여명이 집회에 참여하고 여기에 수도권 조합의 이사진 정도가 힘을 보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VCNC가 수도권에 본격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자 수도권 조합원도 함께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철희 이사장은 "타다 확장 발표로 집회에 참가할 수도권 개인택시조합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서울·수도권의 개인택시조합은 타다가 서비스를 중단할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VCNC는 입장문을 통해 택시와 상생 의지를 재차 밝혔지만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재욱 대표는 이날 "타다가 목표로 밝힌 1만대 확대 계획에는 택시와 협력하는 '타타 프리미엄', 이동약자를 지원하는 '타다 어시스트', 지역별 상황에 맞는 가맹택시 등이 포함됐다"며 "국민 편익과 미래기술을 확장하는 길에 정부, 국회, 사회 전반 관계자와 열심히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타다를 서비스 중인 VCNC의 박재욱 대표. 사진/VCNC
모빌리티 업계는 택시와 플랫폼이 다시 한번 갈등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업계 전반으로 번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카풀·택시 갈등으로 산업 전반이 크게 홍역을 치른 데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택시업계 손을 들어주며 플랫폼 산업을 압박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무부처가 특정 사업자의 사업계획을 놓고 입장문까지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국토부는 타다 확장 계획 발표에 "여객자동차법 시행령 예외규정에 기반한 타다 서비스가 법령위반이라는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논란이 되는 타다 서비스의 근거인 여객자동차법 시행령을 개정해 예외적 허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를 정한 여객자동차법 시행령 18조의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 규정을 손보겠다는 것이다.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타다와 같은 서비스도 열어 놓고 이용자가 선택하게 해야 하는데 시행령 개정까지 하며 이를 막아야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