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조선업계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조선 4사가 경쟁이라도 하듯 앞다퉈 수주 실적을 공시하는 등 업황 개선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4사는 지난 한 주 수주 실적 경쟁을 펼쳤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8일과 10일 각각 대만 ‘에버그린’의 약 1조1000억원 규모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수주와 말레이시아 ‘MISC’의 17만4000입방미터급 LNG 운반선 2척 수주를 공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0일 해군의 네 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광개토-III Batch-II’ 설계·건조 계약 체결 사실을 전했다. 수주액은 총 6766억원 규모다. 특히 국내 최초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과 세 번째 ‘서애 류성룡함’을 모두 건조한 바 있어 기술력을 입증 받았다고 자평했다.
이에 질세라 국내 두 번째 이지스함인 ‘율곡이이함’을 제작한 대우조선해양도 바로 다음날인 11일 해군 최신예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Ⅲ’ 2차 사업 선도함 설계·건조사업 계약 체결 소식을 알렸다. 아울러 같은 날 미주지역 선주에서 LNG 운반석 2척도 수주, 총 약 1조5600억원 규모의 수주 소식을 과시했다.
앞서 현대삼호중공업도 최근 현대제철과 포스코에서 각각 LNG 연료추진 벌크선 2척과 18만톤급 LNG 추진 벌크선 2척 수주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한주간 앞다퉈 수주 실적을 알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사진은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시운전 모습. 사진/현대미포조선
이들 4개사는 모두 세계 시장에서도 수주잔량 1~4위를 다툰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8월 말 기준 조선소 수주잔량 1~4위를 모두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순으로 차지했다. 5위는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달 24일 ‘트랜스오션’의 계약이행 포기 의사를 접수함에 따라 현재 건조 중인 드릴십 2척 계약이 취소될 수 있지만 순위 변동 가능성은 낮다.
신한금융투자는 조선4사가 수주 실적을 앞 다투며 건재함을 과시한 지난 10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글로벌 발주 시장 침체에도 △환경규제 △대형 LNG 프로젝트 △교체 수요에 기반한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