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우버이츠의 국내사업이 종료됐다. 해외와 달리 기존 국내 배달시장의 높은 벽을 뚫지 못했다는 게 업계 전반의 평가다. 우버이츠 이후 시장에 진입한 신규 배달 업체들이 우버이츠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고객을 확보하는 전환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우버이츠 배달앱 사용이 중단된 모습. 사진/우버이츠앱 캡쳐
15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차량호출 업체 우버가 2년2개월 만에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 국내 사업을 지난 14일 자정 종료했다.
우버이츠는 세계 500여 도시에서 딜리버리 서비스를 전개하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선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 2017년 서울에서 첫 사업을 진행한 우버이츠는 그동안 배달이 어려운 레스토랑 음식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동시에 실시간 배송 과정 정보 제공, 일반인 배달 기사 도입 등으로 업계 판도를 바꿨다.
외국에서 열린 우버이츠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프리미엄 서비스와 전 국가에 동일한 운영 방식이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타 배달앱보다 높이 책정한 30%가량의 수수료와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기존 배달업체의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 등으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 세계 우버이츠 앱에 공통적으로 적용한 UX(User Experience) 등의 시스템이 국내 시장 안착에는 오히려 방해 요소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버이츠가 사업을 철수하게 된 데는 UX부터 운영방식에서 글로벌 표준을 도입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음식이라는 것 자체가 로컬 베이스이기 때문에 현지화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우버이츠가 음식 딜리버리 서비스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신규 업체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배달앱 시장을 양분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배민라이더스'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요기요플러스', '푸드플라이'가 레스토랑 전문 배달 시장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 배달앱 고객을 통해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지난 2017년 '푸드플라이'를 인수한 후 이듬해 '요기요플러스'를 론칭하면서 배달 레스토랑 리스트를 공유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같이 이미 공고한 배달앱 시장을 신규 시장이 깨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다만 배달시장이 계속 확장세를 보이면서 신규 업체들은 각각의 이점을 내세워 시장 안착에 심혈을 기울인다. 우선 카카오는 지난 2017년 음식배달 서비스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 카카오톡 앱과 연계 시켜 추가적인 앱 설치 과정이 필요 없으며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우버이츠 홈페이지. 사진/우버이츠 캡쳐
쿠팡이츠는 올해 강남 송파구에서 시범 서비스 시작 후 현재 서울 17개구와 경기 용인시 기흥 및 수지로 배달 서비스를 확장했다. 정식 서비스 론칭 전이지만 최소 배달주문금액을 없애고, 기존 쿠팡의 페이 서비스와 로켓 배송을 연계해 편리함을 내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위메프는 올해 4월 배달앱 '위메프오'를 론칭하고, 픽업 및 배달 서비스를 시행한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전문 레스토랑 배달 주문량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고객들의 요구하는 음식 수준이 올라가면서 전문 레스토랑 배달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향후 전문 레스토랑 배달 카테고리를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업계 성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배달 외에 전문 레스토랑 배달 서비스의 주문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며 "음식에 대한 고객들에 대한 만족도, 소확행을 실현하기 위해서 조금 더 배달비를 지급해서라도 원하는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