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이달 말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연장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를 둘러싼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영국 하원이 협정 법안을 사흘안에 처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리스 존슨 총리의 계획안을 부결시키면서다.
보리스 존슨 총리. 사진/뉴시스
23일 외신 등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은 EU 탈퇴협정 법안을 사흘 내로 신속 처리토록 하는 존슨 총리의 계획안을 찬성 308표, 반대 322표로 부결했다. 존슨 총리는 표결 직후 EU 탈퇴협정 법안 상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시한 이전에 관련 법안 통과 절차를 마무리하려던 존슨 총리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브렉시트 시한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존슨 총리는 이날 'EU 탈퇴협정 법안'(WAB)을 하원에 상정했다. 지난 19일에 이어 전날에도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가 좌절된데 따른 조치였다. 'EU 탈퇴협정 법안'은 영국과 EU 간에 합의한 탈퇴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적으로 필요한 각종 법안을 말한다.
그는 또 오는 24일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는 계획안도 함께 제출했다. 영국판 패스트트랙으로 보완 입법을 24일까지 빠르게 처리해 오는 31일에는 유럽연합을 떠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계획안 통과가 좌절되자 존슨 총리는 'EU 탈퇴협정 법안' 상정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영국의 '브렉시트 3개월 추가 연기' 요청에 어떻게 대응할지 EU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런던 의회에서 하원 의원들을 향해 연설 중인 존슨 총리. 사진/뉴시스
영국은 10월31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 연기를 유럽연합(EU)에 공식 요청했다. 사진/뉴시스
앞서 존슨 총리는 지난 19일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관련 이행 법률이 제정될 때까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을 보류하기로 하는 '레트윈 수정안'을 통과시키자 EU에 브렉시트 3개월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는 '벤 액트'법 때문이다. 벤 액트에는 지난 19일까지 브렉시트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거나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 승인을 얻지 못하면 존슨 총리가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영국은 계획안이 부결되면서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가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현실화될 가능성 보다는 영국의 EU 탈퇴 시한이 추가 연기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있다. 영국이 이미 공식적으로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했고, EU 내에서도 '노 딜' 브렉시트에 따른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