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2위 조선사 합병 승인…현대중·대우조선 합병 탄력 받나

글로벌 시장 5분의1 점유 '메가' 조선소 탄생
외신도 현대중공업과의 경쟁구도 주목
양사 노조 합병 반대 움직임은 난관

입력 : 2019-10-28 오후 5:16:4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중국 조선업계 1, 2위 업체가 당국의 합병 승인을 받으면서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는 지난 25일(현지시각)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과 중국선박중공그룹(CSIC) 합병을 승인했다. 지난 7월 공식화한 합병 구조조정안이 통과한 것이다. 
 
중국 조선업계 1, 2위 기업의 합병승인 소식으로 국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 6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국제해양전시에 마련된 중국선박공업그룹(CSSC) 부스 모습. 사진/뉴시스
 
두 기업은 중국 내 상위 2개 조선업체이면서 동시에 세계 시장에서 각각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CSSC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11.5%를, CSIC는 7.5%를 기록하며 각 2, 3위에 랭크됐다. 
 
세계시장의 5분의1 가까이 점유할 ‘메가’ 조선사의 탄생을 앞두고 외신들은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과의 경쟁구도에 주목했다. 일본 니케이 아시안 리뷰(Nikkei Asin Rivew)는 “글로벌 리더인 한국 현대중공업과 견줄 상대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대중공업을 제치고 세계 최대 조선사에 등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국내에서 추진 중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여론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올 초부터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그룹이 두 조선사의 합병을 추진한 데 이어 중국 당국이 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부터 자국 두 조선사의 연내 합병 계획을 시사함에 따라 ‘견제 전략’이라는 분석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3.9%, 대우조선해양은 7.2%였다. 합병 시 도합 점유율 21%로 올라서며 막강한 한·중 경쟁구도가 그려진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원들과 현대중공업 노조원 등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지난 5월22일 서울 종로구 현대계동사옥 앞에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대우조선 매각저지! 조선 구조조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다만 양사 노조가 합병을 반대하고 있는 점은 난관이다. 양사 모두 노사 임금협상이 합병 반대 등을 이유로 파행하고 있는 데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달 초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를 직접 찾아 합병을 불허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양사의 합병은 시장을 독과점할 우려가 있어 한국은 물론 EU, 일본, 중국 등 국내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한편 중국 공정위의 경우 당국의 이번 자국 기업 합병 승인이 국내사 기업결합심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의 중간지주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 중국 당국에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 조선 1, 2위 기업의 합병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과 홍콩 등 외신은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을 추진 중인 현대중공업과의 경쟁구도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지난 25일 울산 본사에서 뉴질랜드 군수지원함 ‘아오테아로아(AOTEAROA)’ 명명식을 갖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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