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커지는 환절기, '폐렴' 주의보

제때 치료 안하면 합병증에 사망까지…가장 좋은 예방법은 백신 접종

입력 : 2019-11-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폐렴은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에서 발병하는 질환이다.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기온이 낮은 환절기나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발열, 오한, 기침, 가래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급속하게 증상이 나빠지고,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켜 노년층에서는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까지 전체 사망원인 4위에 머물렀던 폐렴은 지난해 뇌혈관질환을 제치고 암, 심장질환에 이어 3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폐렴은 다양한 종류의 균이 폐로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염증성 호흡기 질환이다. 발병원인에 따라 세균에 의한 세균성폐렴, 바이러스에 의한 바이러스성폐렴으로 구분한다. 세균성폐렴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은 폐렴구균으로 우리 주위의 코나 목의 점막 등에 있는 흔한 세균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몸속으로 침투해 폐렴을 일으키기 때문에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다. 
 
폐렴 초기에는 발열, 오한,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감기로 오인해 방치할 경우 고열, 기침과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되므로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감기 증상이라고 생각되더라도, 고열이 있고 기침, 누런 가래가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폐렴을 의심해보고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폐렴은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에게 매우 치병적인 병이다. 건강한 성인은 폐 속 세균을 없애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고령자, 당뇨·천식·결핵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으면 폐렴이 쉽게 낫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합병증(패혈증, 호흡곤란, 폐농양 등)을 야기해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폐렴은 원인균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다른데, 바이러스성폐렴은 증상이 시작된 후 48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발열과 바이러스 전파를 감소시킬 수 있다. 세균성폐렴은 항생제 요법을 통해서 치료하게 된다. 세균성폐렴은 원인균에 따른 항생제의 선택이 중요하지만, 많은 경우 원인균을 알 수 없고 원인균이 배양됐다 하더라도 균이 동정되기까지는 3일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폐렴이 의심되면 우선적으로 경험적 항생제 요법을 시작한다. 항생제 외에도 건조하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좋다. 기침이 심하면 기침 억제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체온이 40℃ 이상인 경우 해열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폐렴구균 백신은 13가지 균을 방어하는 13가 백신, 23가지 균을 방어하는 23가 백신이 있다. 폐렴을 예방하는 데는 단백접합백신인 13가 백신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어 만성질환자의 경우 두 가지를 모두 접종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필요한데, 만 65세 이상이면 23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할 경우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나니 전문 의료진과 상의해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일교차가 커 감기에 걸리기 쉬워진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제일병원 소아과에 어린이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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