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난 중형조선 "해운·조선 상생 발전 정책 필요"

올 3분기 누적 17척 수주…발주 부진에 작년보다 더 줄어
소형 컨테이너선 협상중…해운업계, 장기불황에 발주 고민

입력 : 2019-11-20 오후 4:34:11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중형조선소가 심각한 일감 부족난을 겪고 있다. 선사들이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높은 탓에 발주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국내 해운·조선업계의 상생발전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중형조선소는 올해 3분기까지 총 17척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척에 비해 줄었다. 
 
발주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3분기 누적 전 세계 중소형선 발주량은 556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42.3% 감소했다. 국내 중형조선소가 수주한 선박은 1분기 4척, 2분기 8척, 3분기 5척 등으로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중형조선소는 수주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주들이 환경규제를 앞두고 관망세에 들어가고 있고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 등 신조 발주보다 저유황유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수주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선사와 중형조선소는 소형 컨테이너선 공동 건조 계약을 위한 협상이 한창이다. 노후선박의 폐선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중국의 신조선가는 국내 조선소보다 5~10% 가량 낮게 형성돼 있다. 선사들은 좀더 높은 선가를 감수하더라도 국내 중형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 운항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중형조선소가 일감 부족난을 겪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러나 해운업계는 장기불황을 겪고 있다. 새로운 선박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수백억원 가량의 신조선을 발주하는 데에는 많은 고민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는 정부 지원 정책에 아쉬움을 느낀다. 선박 수주에 필수적인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등은 차치하더라도 실질적인 정책 방향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해운업계와의 상생발전을 위한 기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선사는 원가절감을 위해 운항 효율성이 높은 선박이 필요하고 조선소는 건조할 일감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양 업계가 상생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보다 더 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서 정부가 여러 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조선·해운업계의 뒷받침이 돼 줬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중형조선소가 일감 부족난을 겪고 있다.  성동조선해양 야드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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