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네이버가 아시아-유럽을 잇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벨트를 구축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딘다. 네이버 AI 벨트 구축을 통해 전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GAFA) 등 미국과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에 맞서겠다는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28~29일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AI 학술 워크숍 'AI 포 로보틱스(AI for Robotics)'를 개최한다. AI와 로봇 분야의 각국 전문가를 초청해 'AI가 발전시켜 나갈 로봇 기술의 미래'를 발표한다. 오스트리아의 그라츠공과대학교, 프랑스 공과대학 연합(INSA), 스위스 로잔공과대학(EPFL) 등 유럽 주요 대학 소속의 전문가가 참석한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지난달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데뷰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글로벌 AI 연구 벨트를 만들어 기술력을 확보·강화할 방침이다. 워크숍 기간 유럽 현지 기술 스타트업과 만남을 이어가며 미국·중국 IT 기업에 대항할 자체적인 기술력 확보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이와 함께 네이버랩스유럽과 현지 기술 기업간 협업도 논의한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AI 인재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참여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네이버랩스의 잠재력을 키워 미국, 중국의 AI 패권에 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랩스가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AI 벨트를 구축한다면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아시아에서 연합 전선을 형성해 뒷받침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최근 소프트뱅크와 각 자회사 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통합을 결정했다. 두 회사는 공동 경영을 통해 Z홀딩스 산하에 라인운영회사, 야후재팬 등 두고 아시아 지역에서의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시아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억6500만명을 기록 중인 메신저 플랫폼 라인과 4800만 이용자를 보유한 야후재팬의 결합으로 데이터 확보와 기술력 강화를 동시에 노릴 수 있게 됐다.
라인과 Z홀딩스는 통합 결정의 배경으로 '글로벌 AI 회사'를 언급했다. 미국의 GAFA 외에도 최근 급부상한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BATH) 등 중국의 IT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을 넘어 글로벌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최고경영자(CEO)와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 CEO는 경영 통합을 발표하며 이에 대항할 "아시아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AI 기술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라인과 Z홀딩스의 합작법인은 향후 매년 1000억엔(약 1조700억원) 규모를 AI에 투자한다. 아울러 두 회사의 경영통합으로 2만명 규모의 인력이 힘을 합칠 수 있게 된다.
네이버랩스의 글로벌 AI 벨트 구상도. 사진/네이버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