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등 절차를 모두 통과할 경우 2021년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국토위는 5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소위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지난 10월 발의한 운수사업법 개정안 등 18개 법안을 심의했다. 국토위 의원들은 논의 끝에 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법령 공포 뒤 1년 경과 후 시행 △타다 영업 제한 조항, 시행 후 유예기간 6개월 △플랫폼운송사업 허가 기간 등 국토교통부 의견을 더해 통과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소위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입법 미비 상태로 인한 고소, 고발 사태가 이어진 것"이라며 "입법 미비 사태를 방치하지 않기 위해 먼저 법을 통과시키고 향후 시행령에 구체적 내용을 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5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 사진/김동현 기자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운수사업법 개정안은 타다와 차차의 운영 근거인 현행법 18조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를 제한했다. 승합차 임차인의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를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대여하거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이나 항만인 경우 등으로 조건을 달았다. 특히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 항만일 경우에는 항공기·선박 탑승권을 소지해야 한다는 지침 등이 향후 논의될 예정이다.
이러한 제한 조건들은 오는 2021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더한 의견을 종합하면 개정안이 전체회의와 법사위, 본회의 등을 거쳐 내년에 공포되더라도 개정안 시행은 공포 후 1년 뒤에 시행된다. 여기에 타다 금지법이라 불리는 제한 조항들에 6개월의 유예기간을 적용하기로 논의 끝에 결정됐다. 타다는 약 1년6개월의 시간을 번 셈이다. 국토부가 원안에 없던 유예기간 조항을 더하며 논의에 진전을 이뤘다.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국토부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김상도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이번 개정안 취지는 상생"이라며 "타다가 앞으로 허용이 안 될 때 전환할 길을 열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타다를 서비스 중인 VCNC의 박재욱 대표. 사진/VCNC
개정안의 소위 통과로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계 등 이해관계자들은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타다 서비스 중단을 요구했던 택시업계는 개정안 통과를 환영했다. 소위 회의실 앞에서 만난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택시 의견만 반영된 것도 아니고 타다 측 의견도 들어갔던 만큼 (법 통과는) 당연히 될 일이었다"며 "앞으로 분쟁이 없도록 시행령을 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개정안 시행으로 피해를 볼 타다는 허탈한 반응을 보였다. 타다를 운영 중인 VCNC는 "국민 편익과 경쟁 활성화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다양한 의견이 제안됐음에도 타다 금지법안이 소위를 통과한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 남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국회의원이 국민 편익과 국가 미래를 위한 대승적 관점에서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박재욱 VCNC 대표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감을 표하며 "혁신 경제를 구산업으로 구현할 수 없다"며 "택시 사업자와 동시에 새로운 기업, 이용자의 입장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