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브랜드K 로고의 의미를 묻는 해외 바이어에게 대한민국 정부가 기술력을 인정해준 브랜드라고 설명을 해주니 눈빛부터 달라지더라. 이전에는 제품에 대해 한참 설명을 해도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먼저 사업 확대 요구를 한다."
지난 11일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브랜드K 송년의 밤'에서 만난 기서철 기베스트 대표는 브랜드K를 한 마디로 '가장 확실한 보증'이라고 표현했다. 정부가 인정해줬다는 사실만으로 바이어들에게 신뢰 확보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기존에는 제품 소개 영상을 보여주고, 연간 매출 규모가 얼마고 구구절절 늘어놔도 관심은커녕 조작이 아닌지 의심부터 했던 사람들이 막바로 제품 시연을 해보자고 나온다고 했다. 기베스트의 주름개선 화장품 브랜드 '나인테일즈'는 브랜드K 덕분에 화장품의 본고장 프랑스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프랑스 1위 홈쇼핑 M6부티크 방영 두 달 만에 100만달러(약 12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한국 제품 최초로는 뷰티 섹션의 '뉴 베스트셀러'로 선정됐다. 방송 중 최고 분당 효율은 1300유로(약 170만원)을 달성했다. 현재는 프랑스를 넘어 유럽 전역으로 판매망을 넓혀보자는 현지 바이어의 제안을 받은 상태다. 최근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열린 브랜드K 론칭쇼에서는 미국 최대 홈쇼핑사인 QBC와도 계약을 체결했고, 러시아로부터도 샘플 주문이 들어왔다. 기 대표는 "국내에서는 홈쇼핑으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았지만 유럽에서도 먹힐 줄은 몰랐다"며 "브랜드K 덕분에 수출 규모가 20배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1위 홈쇼핑 M6부티크를 통해 나인테일즈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모습. 사진/기베스트
유아동 화장품 '마이얼스데이'를 생산하는 J&P인터내셔널도 브랜드K 선정 후 중국, 대만, 홍콩 등과 수출 계약을 신규로 체결했다. 인천공항 면세점 등에 입점한 제품을 접한 해외 바이어들이 먼저 연락을 해와 수출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이달 중에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독점 계약이 체결된 곳으로도 제품이 출하된다. 심재성 대표는 "2017년 사드 사태 직후 매출이 5분의1 수준으로 급감하며 위기에 직면했지만 브랜드K 덕분에 다시 수출길이 열렸다"며 "내년에는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론칭 3개월을 갓 넘긴 브랜드K가 선정 기업들에게는 기대 이상의 영업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부는 "3개월간 30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기업인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그 이상이라는 전언이다.
서울 목동 행복한세상백화점 4층에 마련된 아임쇼핑 브랜드K관. 사진/중소기업유통센터
브랜드K는 중기부가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판로 확대를 위해 만든 국가대표 공동브랜드다. 첫 번째 브랜드K로 총 39개 제품이 선정됐고,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 3국 순방이 있었던 지난 9월 태국에서 공식 론칭됐다.
중기부는 브랜드K 알리기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올해 태국, 두바이, 미국 등에서 진행했던 론칭쇼를 내년에는 호주, 러시아 등지로도 확대한다. 러시아의 경우 한-러수교 30주년 행사와 연계해 진행해 좀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또한 K푸드, K뷰티 등 K 브랜드가 붙은 다른 제품과의 연계도 강화해 관련 부처들과의 협업 강도를 높일 방침이다. 아울러 신규 브랜드K 기업도 60개 안팎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이번 선정에는 국민심사단도 참여해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브랜드K로 도약한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11일 열린 '브랜드K 송년의 밤'에서 브랜드K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영쇼핑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브랜드K는 판로와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낸 결과물"이라며 "해외에 나갈 때 혹은 중기부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브랜드K 제품을 선물로 주고 있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브랜드K는 세계 시장에서 대한민국을 각인시키고, 강한 한국을 만들어가는 우리들의 친구"라며 "내년에는 작은 것들이 세계 시장에서 제일 강한 것으로 빛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