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와 중동 ‘일본차 텃밭’서 약진하는 현대차

베트남에서는 토요타 제치고 1위…사우디서도 신형쏘나타 효과로 상승세

입력 : 2019-12-17 오전 6:02:17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동남아, 중동 등 일본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토요타를 제치고 시장 1위에 등극했다. 
 
16일 베트남자동차산업협회(VAMA)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베트남 시장에서 올해 11월까지 7만802대를 판매해 토요타(7만633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베트남 탄콩그룹에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2017년 3월 탄콩그룹과 생산 합작법인인 ‘HTMV’를 설립했고 해외 전략 모델인 ‘i10’을 비롯해 액센트, 투싼, 싼타페, 포터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5만5924대를 판매해 점유율 19.4%로 토요타(23.8%)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현재 HTMV 공장의 연산 규모는 6만대이며, 내년 2공장이 증설되면 10만대까지 확대된다.
 
현대차와 탄콩그룹이 지난 4월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국가팀 감독에 '싼타페'를 전달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또한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동남아시안(SEA)게임에서 60년만에 베트남을 우승으로 이끄는 등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점도 호재다. 박항서 효과도 가세하면 현대차의 베트남 실적은 더욱 탄력을 받을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차와 탄콩그룹은 올해 4월 박 감독에 ‘싼타페’를 전달하기도 했다.  
 
사우디에서도 현대차는 토요타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우디에서 7만7332대를 판매해 토요타(13만7795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10만845대의 실적을 보이면서 점유율은 지난해 19.0%에서 현재 23.9%까지 5%포인트가량 상승했다. 
 
특히 신형 쏘나타가 지난 9월 현지에 출시된 후 11월까지 4267대가 판매되면서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신형 쏘나타는 지난 10일 사우디 지다에서 열린 ‘제41회 사우디 국제 모터쇼(SIMS)’에서 ‘2020 세단 부문 최고의 차(2020 Best Sedan)’으로 선정되는 등 현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투자협약식 전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울산공장에서 인도네시아공장 투자협약을 체결하면서 아세안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날 투자협약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물론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브카시 지역에 15억5000만달러(약 1조8200억원)를 투자해 2021년까지 연간 15만대 규모의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달 13일 동남아시아 지역 대표 모빌리티 기업인 그랩(Grab)에 아이오닉 전기차 20대를 공급하면서 동남아 공유경제 시장 진출에도 본격 나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일본 자동차 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면서도 “신시장 개척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동남아 지역은 수십년전부터 일본이 공을 들였고 점유율도 90%에 달한다”면서 “현대차가 중국 시장 부진이 계속되면서 동남아 등 신흥 시장 공략에 나설 수밖에 없고 결국 일본차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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