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1조5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홈런을 터트리며 상장을 앞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정규 대표가 국내 바이오벤처의 성공 키워드로 변수 대응 능력을 꼽았다. 부족한 자금으로 막대한 비용과 긴 개발기간이 소요되는 신약개발 성과 도출을 위해선 예기치 못한 변수에 대비할 계획이 필수적이라는 철학이다.
17일 '2019 바이오미래포럼' 산업화 세션의 '바이오산업화 성공사례 벤치마킹-신약개발 분야 라이센싱 아웃 성공사례 및 시사점'의 연사로 나선 이정규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작은 회사들은 신약개발 과정에서 부딪힐 수많은 변수에 대비할 수 있는 플랜B와 C, 빠른 판단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BBT-877'을 기술이전하는 데 성공했다. 총 계약규모는 1조5200억원에 달한다.
브릿지바이오는 이번 기술이전을 포함한 2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올해 매출 약 559억원, 내년 매출 약 827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2020년 영업이익은 297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까지 사실상 매출이 전무했던 것에 비해 고무적인 성과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이달 기관과 일반 공모주 청약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오는 20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대형 기술이전의 성공 배경 역시 빠른 변수 대응을 통해 가능했다고 밝혔다. BBT-877의 경쟁약물로 꼽히는 갈라파고스의 오토택신 저해제 'GLPG1690'이 가뜩이나 개발 속도에서 앞서던 상황에서, 개발과정이 단축되며 더욱 격차가 벌어지겠다는 판단이 들자 즉시 기술이전 추진으로 방향성을 틀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이른 기술이전 선회 방향성을 통해 충분한 파트너사들과의 검토가 가능했고, 해당 약물 분야에 풍부한 경험과 지속적인 적응증 확대 의지를 보유한 베링거인겔하임과 손을 잡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결국 바이오벤처는 인원이 적고 많고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이 좋으면 가치를 증명할 수 있지만 변수 또는 실패에 대한 대책이 존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바이오 미래포럼은 '바이오 경제, 글로벌 혁신생태계'를 핵심메세지로 삼고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우리나라 바이오 생태계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행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며 '올해는 '선진 바이오 생태계를 해부한다'라는 주제로 미국, 유럽, 싱가포르의 바이오 생태계에 대한 운영현황과 성공요인 등을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국산 유망기술에 대한 개발현황을 공유하고, 신약 등 글로벌 바이오 진출에 대한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가 17일 '2019 바이오미래포럼'에 연사로 나서 국내 바이오벤처 성공 키워드로 변수 대응 능력을 꼽았다. 사진/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