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처벌보다 자발적 상생 우선"…상생조정위원회, 첫 성과 발표

총 11건 상생조정위로 이관…납품대금·공사대금 미지급 건 관련 자율조정 사례 공개

입력 : 2019-12-20 오후 3:48:56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대·중소기업간 자율적 합의를 도모하고 기술침해나 불공정을 조정·중재하기 위해 지난 6월 출범한 '상생조정위원회'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제3차 상생조정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는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8층 상생조정위원회 출범 6개월 간의 중재 조정사례와 성과를 발표했다.

상생협력조정위원회는 민간 전문가 및 중기부, 공정거래위원회, 대검찰청, 경찰청, 특허청 등을 중심으로 한 민관 합동위원회다. 대·중소기업간 자율적 합의를 위한 연결자로서 처벌보다는 ‘조정’과 ‘중재’를 1차 목표로 하고, 조정·중재가 성립되지 않는 경우 사안에 따라 공정위·중기부 또는 검찰·경찰이 해당 건을 맡아 처리하게 된다. 이를 통해 기술탈취와 불공정거래 근절은 물론,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공존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목적으로, 지난 6월27일 출범했다.

박종찬 중소벤처기업부 상생협력관은 “공정거래위원회는 법을 엄격히 집행하는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상생조정위원회는 처벌보다 자발적 상생을 우선한다”며 “출범 이후 6개월 동안 상생조정위원회를 통한 2건의 분쟁조정사례가 나오고, 검찰 조사 중인 사안 4건이 상생조정위원회로 이관되는 등 의미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분쟁조정은 납품단가 협의 신청 후 10일 이내 협의를 개시하지 않거나 30일 이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기술분쟁조정중재위원회’와 ‘수위탁분쟁조정협의회’에 접수된 중재조정은 각각 18건, 34건이며, 이중 11건의 분쟁조정이 상생조정위원회로 이관됐다.

분쟁조정사례로는 지난 7월16일 시행된 수·위탁거래 납품대금 조정협의 제도에 따라 수탁기업이 납품대금 조정을 신청해 성립된 ‘수급사업자(수탁업자)의 납품대금 조정 건’과 ‘미지급 공사대금 회수 건’을 보고했다.

납품대금 조정 건의 경우 제도가 시행된 이후 공식적으로 확인된 첫 사례로, 수탁업자는 수·위탁분쟁조정협의회 전담 전문위원(변호사)의 지원을 받아 5차례에 걸쳐 조정협의를 진행, 총 3개 품목에 대해 각각 17%, 23%, 47% 인상한 단가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또 공사대금 미지급 건과 관련한 사례도 공개했다. 지난 11월8일 수·위탁분쟁조정협의회에 분쟁조정 신청된 건은 10여 차례 이상 조정에도 합의가 되지 않았으나, 전담 전문위원이 상생조정위원회 제3차 회의에 상정할 것임을 안내하자 수습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했다.

아울러 검찰 수사 사건 중 4건도 중기부의 기술분쟁조정·중재위원회로 회부됐다.

앞서 지난 7월 진행된 상생조정위원회 2차 회의에서 위원들은 고소·고발 사건을 단순 조사해 처벌하기보다 검찰과 각 부처 조정·중재위원회가 협업해 해결하는 것이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이라 판단하고, 이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일선 검찰청에서 수사 중이던 사건 중 4건이 중기부의 기술분쟁조정·중재위원회에 처음으로 회부됐다. 기술분쟁조정·중재위원회는 사건별 조정부를 구성하고 조정부 회의를 통해 조정안을 도출해 다음 상생조정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상생조정위원회 활동 기간이 반년을 넘어가면서, 기술탈취와 불공정행위로 가슴앓던 중소기업인들의 기대는 점점 커져가고 있다”며 “상생조정위원회가 활발하게 활동해 자율적으로 신속히 분쟁을 해결하는 문화가 기업 생태계 전반으로 퍼져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성과 발표는 지난 19일 한국기업데이터에서 열린 제3차 상생조정위원회 회의의 주요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사건별 조사 및 조정·중재 추진현황 △상생조정위원회 활성화 방안 △중소기업 기술보호 생태계 조성대책(안) 상정 논의△대·중소기업 거래관행 개선 및 상생협력 확산 대책 등의 내용이 공유됐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