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배당락으로 주가 급락이 우려됐던 증시가 미국발 호재와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상승한 가운데 배당주별로는 등락폭에 차이를 보였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고배당주들의 하락폭이 큰 반면 매 분기 배당하는 분기 배당주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당락이 있었던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0.29% 오른 220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만 해도 0.65% 내린 2183으로 출발했으나 장중 상승세로 돌아서며 2200선을 회복했다. 나스닥지수가 사상최초로 9000선을 넘는 등 미국발 훈풍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12월 결산법인의 현금배당을 고려한 이론 현금배당락지수를 26일 종가인 2197.93포인트보다 46.0포인트(2.09%) 낮은 2151.93포인트로 추정했다. 이날 코스피가 2% 하락해도 배당을 감안하면 보합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결국 이날 코스피는 실질적으로 2% 넘게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분기배당주 배당 및 주가 현황. 표/뉴스토마토
이중 대표적인 분기배당주인 삼성전자는 배당락일임에도 불구하고 전거래일 대비 1.9%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3분기 주당 각 354원을 배당했다. 4분기에도 같은 금액을 배당할 경우 연간 배당수익률은 2.56%(26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정기예금 평균 금리 1.43%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연 7%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두산과 쌍용양회는 각각 2.36%, 4.06% 하락했으며, POSCO는 1.85% 빠진 2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한온시스템과 웅진코웨이는 -1.32%, -0.22%, 천일고속과 미원상사, 씨엠에스에듀는 각각 -3.86%, -0.35%, -0.37%를 기록했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2019년 분기배당을 차감한 코스피200의 예상 기말 배당수익률은 1.65%, 배당액 지수로 환산 시 4.5포인트 수준”이라며 “과거 10년간 통계치와 비교하면 2017년 후부터 배당락 효과가 유독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 연구원은 배당락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 등 분기배당이 확대되면서 12월 연말배당에 집중되는 배당의 집적효과가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는 배당락 효과로 하락 출발했으나 장중 외국인 의 선물 순매수가 확대되며 상승 전환하며 2200을 재차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연말 수급 노이즈 해소 이후 바이오, IT 중심으로 중소형주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보험, 은행 등 금융주를 중심으로 일부 고배당 업종은 배당락 영향에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