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재도약' 안간힘, 초대형선·해운동맹으로 '승부수'

"2만4000TEU급 초대형선 4월부터 매주 1척씩 총 12척 인수"
해운동맹 정회원 가입·스크러버 장착·유류할증료 도입 박차

입력 : 2020-01-03 오전 6:05:12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올해를 재도약 원년의 해로 삼은 현대상선이 승부수를 던졌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수를 통한 원가절감과 글로벌 선사간 협력으로 세계 최고 선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오는 4월부터 순차적으로 2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인수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컨테이너선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 선박들은 4월부터 주당 한척씩 인수돼 아시아-유럽 항로에 투입된다. 
 
올해를 재도약 원년의 해로 삼은 현대상선이 승부수를 던졌다. 현대상선 컨테이너 사진/현대상선.
 
그동안 현대상선의 선복량(화물적재공간)은 글로벌 선사들 대비 열위에 놓여 있었다. 선사들간 경쟁은 '치킨게임' 양상으로까지 치닫으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절감은 필수적인 경쟁 요소가 됐다. 이에 현대상선은 비용절감과 서비스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2018년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발주했다. 
 
특히 이 선박들은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돼 연료비 절감에도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12척에는 2020년부터 강제화된 국제해사기구(IMO) 황산화물(SOx) 규제를 대응하기 위해 배기가스 세정장치 스크러버(Scrubber)가 달린다.
 
주목할 점은 스크러버의 종류다. 최근 여러 해운국은 해수로 배기가스를 세척 후 바다로 배출하는 방식인 개방형 스크러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신조선 12척에 하이브리드형 스크러버를 장착해 불확실성을 제거했다. 폐쇄형은 폐수를 선내에 순환하도록 하는 방식이며 하이브리드형은 개방형과 폐쇄형 두가지 기능이 결합된 것이다.   
 
신조선 뿐만 아니라 현존선에도 스크러버가 달린다. 회사는 상반기까지 운영 선대 80%에 스크러버 장착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선내 스크러버 장착이 어려운 선박들은 유류할증료를 도입해 연료비 부담 완화에 나선다. 
 
현대상선이 지난해 7월 디 얼라이언스 10년 정회원 가입후 주요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좌로부터 황호선 해양진흥공사 사장,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Jeremy Nixon ONE 사장, Rolf Habben Jansen 하팍로이드 사장, Bronson Hsieh 양밍 회장 겸 사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현대상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한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는 선사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정회원 가입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디 얼라이언스는 세계 3대 동맹 중 하나다. 글로벌 선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 관리비용 절감 등이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재훈 현대상선 대표는 올해 수익성 개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배 대표는 1일 신년사를 통해 "2020년은 디 얼라이언스와 초대형선 투입으로 우리에게 분명 재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세계 최고의 선사가 되기 위한 새로운 여정을 준비해 나갑시다"라고 강조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환경규제 대응에 철저히 해왔고 얼라이언스에 정식 회원으로 가입해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초대형 선박도 투입되면 3분기에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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