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다가오는 것인가, 만들어 가는 것인가?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과 우연이 만들어가는 것인가, 인류의 발전이라는 법칙과 질서가 있는 것인가? 아마 논쟁이 끝이 안 날 것이다. 단순한 하나의 사실은 누군가가 준비한 것이 나에게는 갑자기 닥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미래는 창조하는 것이 되고, 무엇이 일어나는지 외면하고 있다가는 미래는 갑자기 다가오는 불확실한 영역이 될 수 있다. 

 

눈 앞에서 벌어지는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지의 힘이 몰고 올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고 있다. 현실에서는 52시간 노동제와 최저임금이 쟁점이 되고 미래에는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고 소득이 없어진다는 주장이 쟁점이 되고 있다. 48시간 노동도 아니고 연장근로시간 제한과 최저임금으로 경제가 흔들린다는데, 실업자가 되거나 소득이 없어진다는 미래는 맞이하기도 전에 사회가 멈춰 설 것 같다. 정말 이런 미래가 우리에게 예비되어 있는 것일까? 

 

나는 우리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일할 것인가가 더 궁금하다. 출퇴근이라는 것은 인류 역사에서 오래된 습관이 아니다. 산업혁명 이후 공장제 노동이 도입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래서 우리는 월요일만 되면 출근하기 싫어하는 월요병(?)을 앓는 것이 아닐까? 공장에 출근하는 것이 사무실 출근으로 바뀌고, 사무실에서의 업무 도구는 컴퓨터가 되었고, 업무 도구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출퇴근은 꼭 필요하지 않은데 습관으로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출퇴근을 하면 여러가지 낭비되는 것이 많다. 교통정체, 차량유지비, 교통비, 도로파손, 주차장, 환경오염, 미세먼지, 출퇴근 시간의 피로 등. 출퇴근을 안 하면 위에서 열거한 낭비를 막는 것 이외에도 여러가지 얻는 것이 많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가족 돌봄(간병, 노부모 돌봄) 등. 

 

기업의 입장에서도 사무공간을 절약할 수 있지만, 한가지 남는 쟁점은 업무 효율성에 대한 우려다. 감시를 안 해도 알아서 열심히 일할 것인가, 협력과 팀워크가 저하되는 것 아닌지에 대한 우려다. 그런데 출퇴근이 상식이 아닌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8년 EU통계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노동자 20명 가운데 1명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노동자 7명 가운데 한 명꼴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업무의 형태가 사무직, 전문직이 될수록 재택근무 비율이 높다. 근무시간보다는 성과를 중심으로 일을 하고, 자율적으로 일하기 때문에 상사의 일상적 감독이 필요없다(비싼 급여를 받는 상사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업무 평가가 성과 중심으로 되기 때문에 성과급이 정착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디지털이라는 기술이 공간과 시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데, 여전히 우리는 관료적이고 비효율적인 관습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IT 강국이지만, 소통과 협력 도구를 업무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부처는 보안을 이유로 클라우드 서비스도 사용하지 못한다. 눈치 코치가 있어야 알아듣는 불명확한 지시가 온라인 소통에서는 통하지 않는데, 컴맹 상사가 모바일 세대 직원에게 온라인 소통이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충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시에 따른 업무에서 업무 분장과 위임에 기반한 자율적 업무로 바뀌어야 한다. 권위적인 지시가 아닌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확신한 이해에 기반한 업무 문화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스마트하게 해줬다. 이제 업무를 스마트하게 처리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스마트한 도구를 사용해 협업을 하고 소통을 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눈 앞에서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문장으로 지시하고, 기록되고, 확인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업무의 비효율성과 잘못된 지시로 인한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유연좌석제, 자율 출퇴근, 원격근무 등 스마트워크 툴과 제도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득이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스마트하게 일하라고 했을 때 당신은 준비되어 있는지를 먼저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 이미 앨빈 토플러는 1982년 지식 근로자들이 전자 오두막에서 일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때가 되면 노동시간이라는 개념은 모호해지고 사라질 것이다. 일자리가 줄어들면 사람들은 집에서 무언가 다른 일을 겸업으로 하게 될 것이다. 이런 미래가 먼저 자리 잡을 것 같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데 한달에 한번 집에서 일하게 하는 정책을 제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