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최근 토요타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한일 관계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일본 브랜드는 올해도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코리아는 오는 21일 스포츠카 ‘GR 수프라’ 출시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월 중순에는 캠리의 스포츠 에디션 ‘XSE’ 모델을 200대 한정으로 판매하며, 3월에는 ‘프리우스’ 4륜 구동모델과 ‘프리우스C 크로스오버’를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차 업체가 국내에서 공식 행사를 진행하는 건 지난해 6월12일 렉서스 ‘뉴 RC’ 출시 이후 7개월만이다. 한국닛산이 7월16일 신형 ‘알티마’ 출시행사를 계획했지만 반일감정 등을 고려해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토요타코리아가 올 상반기 4종의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GR 수프라', '캠리 XSE', '프리우스C', '프리우스'. 사진/토요타코리아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불매운동 여파가 남아있지만 판매 회복을 위해 조심스럽게 마케팅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다른 일본차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체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면서 “토요타가 공식행사를 하는 것은 업계에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본차의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혼다코리아는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을 확정짓지 못했다. 한국닛산은 ‘무라노’와 ‘370Z’를 판매 라인업에서 제외하면서 중형 세단 ‘알티마’, 플래그십 세단 ‘맥시마’, 전기차 ‘닛산 리프’만 남게 됐다.
일본차에 대한 호감도가 낮아지면서 불매운동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 3개월 간 뉴스를 제외한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조사대상 11개 채널에서 일본차에 대한 부정 응답은 13.3%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3.1%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또한 같은 기간 긍정 응답은 30.2%로 전년보다 20.0%나 하락했다.
자료/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후 3개월 이상 지난 시점에서도 일본차에 대한 관심도가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고 호감도는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불매운동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해 연말에 일본 브랜드 실적이 반등했지만 프로모션을 통해 재고 물량을 판매했기 때문”이라면서 “큰 폭의 할인을 지속하기도 어렵고 양국 간 관계 개선 등의 요인이 없다면 올해도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