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홈쇼핑 업계가 수익성 극대화 방안으로 자체 상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소싱 업체와 공동개발하는 사례로, 일종의 콜라보 상품이다. 납품업체의 상품을 소싱하는 것을 넘어 직접 개발에 참여한 단독 상품을 선보여 중개 수수료를 버는 것 외에 직접 수익을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브랜딩 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홈쇼핑 방송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1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후 홈쇼핑 시장 업황은 정체되는 양상을 보인다. 연도별 홈쇼핑업체의 방송사업매출액은 △2013년 3조4145억 △2014년 3조4728억 △2015년 3조2506억 △2016년 3조4264억 △2017년 3조5337억 등으로 집계돼 소폭의 증감만 나타냈다. 지난 2018년 방송사업매출은 3조95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했지만, 이는 CJ ENM과 CJ오쇼핑의 합병으로 인한 매출 상승이다. 실질적으로 합병 영향을 제외하면 2018년 매출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이처럼 홈쇼핑사업 매출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플랫폼 경쟁력 저하 때문이다. TV를 시청하는 주요 고객층이 4050 중장년층에 한정돼, 추가 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동시에 지속해서 인상되는 송출수수료의 부담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홈쇼핑 업체는 성장 둔화를 타개하기 위해 '상품 차별화'라는 전략을 꺼냈다. 자사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을 선보여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 특성상 특정 제품이 인기를 끌면 타 홈쇼핑 업체가 뒤따라 판매에 나서는 것을 막을 수도 있어 제품력이 부각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업계에선 특정 상품이 인기를 끌면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상품을 구성해 내놓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CJ ENM 오쇼핑의 '너도나도떡' 론칭 홍보 이미지. 사진/CJ오쇼핑
CJ오쇼핑은 소속 MD와 인플루언서가 공동 개발한 상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통상 홈쇼핑 회사들이인플루언서가 제작한 제품을 소싱해 판매하던 것과 달리, 함께 개발 과정에 참여해 협업 제품을 선보인다. 특히 기존 인플루언서 제품을 개선시켜 완성도를 높이고, 젊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실제로 CJ오쇼핑은 지난해 11월 인플루언서 '나도'와 공동 개발한 찹쌀떡 '너도나도떡'을 론칭해 '떡' 상품의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 구체적인 생산 공정 등은 CJ오쇼핑이 직접 담당하고, 인플루언서의 기획 아이디어 등을 반영해 트렌디한 상품을 개발한 성과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인플루언서 '핑시언니'가 세포마켓에서 판매하던 뷰티 제품을 CJ오쇼핑의 단독 제품으로 리뉴얼 론칭해 젊은 고객의 유입을 늘렸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제품을 TV홈쇼핑 기준에 맞춰 제품력을 강화한 결과 젊은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 사내벤처 1호 '대디포베베' 특허 기저귀 제품 이미지.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은 벤처기업을 활용해 단독 상품 라인업을 강화한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사내벤처 1호 기업 '대디포베베'에 투자해 '홀딩벤드형 기저귀'를 론칭했다. 바지를 벗기지 않아도 되는 '밴드형' 과 '팬티형' 기저귀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으로, 이달 말 자사 TV채널에서 판매에 나선다. GS홈쇼핑은 지난 2011년부터 시작한 벤처 기업 투자를 바탕으로 상품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 온라인몰 GS샵 '반려동물 모바일 전용관'에서 벤처기업 상품을 판매해 매출 실적을 신장시켰다.
NS홈쇼핑 역시 자사가 직접 개발한 밀키트 상품으로 소싱 역량을 강조할 방침이다. 현재 NS홈쇼핑은 하림식품, 엔바이콘 등 식자재 및 외식 부문 자회사를 통해 밀키트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향후 전북 익산에 위치한 식품 물류센터 및 공장 등을 건립해 밀키트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TV 채널과 온라인몰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입점시킬 예정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향후 밀키트 공장에서 생산된 상품을 TV홈쇼핑 채널과 온라인몰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