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글로벌 바이오 품격부터 갖춰야

입력 : 2020-01-16 오후 2:42:05
올해 업계가 던진 제약·바이오 화두는 '오픈 이노베이션'이었다. 지난 14일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의 신년 간담회는 이 같은 분위기를 잘 읽을 수 있는 자리였다. 그는 글로벌 빅파마들 조차 공격적인 협업 모색에 나서고 있는 만큼, 국내 역시 오픈 이노베이션을 생존 필수 전략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굳이 원 회장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은 언급하는 것이 새삼스러울 정도다.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각 사 발표 무대보단 치열한 장외 파트너 물색전이 펼쳐지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해볼만 한' 기술력을 가진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빅팜과 맞손을 잡으면, 아직 순수 국산약으론 진입장벽이 높은 글로벌 시장 진입이 한결 용이해진다. 방대한 자금력과 오랜 노하우를 보유한 빅팜과의 시너지를 통해 차기 의약품 개발을 위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내로라 하는 기업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모두가 필요성을 공감하는 해당 과제를 위해 업계는 물론, 정부 역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다만, 현재 국내 산업이 진정 글로벌 무대에 설 준비가 돼 있는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많은 노력 속 꾸준한 발전을 이뤄왔지만 아직 세계 무대에선 '변방국'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글로벌 임상 데이터 오염이나 허가 품목의 성분 변경, 발사르탄 사태로 대표되는 의약품 품질 관리 능력, 이제는 모두가 무감각해진 리베이트 문제 등은 이를 반박하려는 입을 멈칫하게 만든다. 
 
제약바이오분야 기술은 발전하고 지원책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국내 역시 그럴 것이다. 누군가 강요하지 않아도 최근의 글로벌 산업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무대에 당당히 서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다면, 그를 위한 자격과 준비를 갖추는 것 역시 간절해야 할 때다. 
  
정기종 산업 2부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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