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달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초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와 수출 감소세가 지속됐지만 설비투자와 소비 증가세가 확대되는 등 국내경제 부진이 일부 완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새해 첫 금통위 회의에 참석해 위원들과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한 2%대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경제가 성장세 회복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한은은 "건설투자와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했지만, 설비투자가 소폭 증가하고 소비 증가세도 확대됐고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일부 개선되는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며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지겠지만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소비 증가세는 완만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물가의 경우도 지난해 11월 전망경로와 부합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 가격의 하락폭 축소, 석유류 가격 상승 등으로 0%대 후반으로 높아졌다. 한은은 근원 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중반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을 유지했다고 진단했다. 올해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 후반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교역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며 "최근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변동성이 일시 확대됐다. 향후 보호무역주의 및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은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주가 및 환율 영향을 꼽았다. 한은은 "국제금융시장 움직임과,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며 "장기시장금리는 하락 후 반등했다"고 진단했다.
가계 대출은 지난해 11월 통방문에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고 밝힌 이후 가계 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바뀌었다. 주택 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정책방향에 관해서는 올해도 한은이 완화적 통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글로벌 무역분쟁, 주요국 경기,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와 국내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살펴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란 방침이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새해 첫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신인석 금통위원과 조동철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소수의견을 내는 금통위원이 2명 이상이 등장한 것으로 보아 오는 2월과 4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