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두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주)두산에서 지난해 분사해 설립한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에 관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래 산업으로 떠오르는 디스플레이·전기차 핵심 소재와 수소전기차의 동력인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기술 개발과 해외 투자 확대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의 대표 자회사였던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산업구조변화 속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그룹의 미래를 이끌 신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이 최근 그룹 핵심 계열사로 떠오르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주)두산에서 인적분할(기존 분할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해 설립한 자회사다. 소재부문인 두산솔루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소재와 전기차 배터리용 소재인 전지박, 화장품 및 바이오 등 사업을, 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사업을 각각 영위해왔다.
모두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는 신사업이다. 우선 OLED는 TV에서 태블릿폰과 스마트폰으로도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두산솔루스의 최대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2 OLED 모델에 패널 공급과 OLED TV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두산의 매출 증대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전기차 성장 역시 두산솔루스에 기회다. (주)두산 시절인 2014년 전기차 핵심 소재 ‘전지박’ 원천기술을 보유한 룩셈부르크 서킷포일(Circuit Foil)사를 인수하고 투자를 본격화해왔다. 기술면에서는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과 배터리 고밀도화, 경량화가 가능한 고효율 ‘하이엔드(High-end)’ 전지박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생산 측면에선 헝가리에 신설한 전지박 공장이 올해 완공 예정으로, 유럽 내 유일한 전지박 생산 거점으로서 고품질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유럽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솔루스 룩셈부르크 관계자들이 6um SR 전지박 초도 출하를 기념하는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두산솔루스 홈페이지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두산퓨얼셀이 현재 440킬로와트(KW)급 제품을 상용화하고, 미국 코네티컷 데이터센터에 총 44메가와트(MW)급 발전 시설을 구축키로 하는 등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경쟁력도 인정받고 있다. 연료전지는 분산발전으로, 설치면적이 좁고 에너지 손실이 적어 한국형 대안발전설비로도 평가받는다.
수소전기차와 수소 드론 등 수소연료전지의 활용 가능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와 마이크로그리드용 수소연료전지 분산발전 실증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올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는 드론용 전지를 선보였다.
기존 배터리형 드론은 주행시간이 20~30분에 불과했지만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2시간까지 늘려 드론의 한 단계 진화를 이끌었다. 드론 사업 계열사인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은 CES 참가를 계기로 지난 8일(미국 현지 시간)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와 클라우드·인공지능 기반 모바일 수소연료전지팩 드론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신생 계열사 띄우기에 팔을 걷어 붙였다. 올해 첫 참가한 CES에 부스를 설치하고 그룹의 미래지향적 변화를 선보이기 위해 작년부터 꼬박 대기했다는 전언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연료전지와 전자소재 등 우리 신사업 분야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라며 “수소 관련 사업의 경우 각국의 초기 표준경쟁 단계부터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한편 두산솔루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9% 증가한 375억원, 매출액은 16.6% 증가한 2632억원으로 추정(유진투자증권)된다. 두산퓨얼셀의 같은 시기 영업이익은 188억원(전년비 80.7%↑), 매출액 4690억원(전년비 44.6%↑)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SK증권)되고 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