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공정당국이 가맹분야의 갑을 관계를 집중 겨냥하면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불공정거래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필수품 강매, 광고·판촉행사 비용과 관련한 갈등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가맹분야 서면실태조사(지난해 9∼11월 20개 업종 1만2000개 가맹점과 200개 가맹본부 대상)’ 결과에 따르면 가맹점주의 86.3%가 ‘불공정거래관행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16년 조사 때와 비교해 21.9%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분야별로 보면 광고·판촉 집행내역 통보가 늘었다. 또 가맹점단체 가입률, 점포환경개선 비용 본부부담비율 증가, 인테리어 교체주기 연장, 영업지역 침해 감소 등이 개선됐다.
그러나 가맹점주의 29.5%가 가맹본부의 ‘필수품목 지정’을 문제로 지목했다. 이유로는 시중 가격보다 현저히 비싼 물품가격(16.9%), 불필요한 품목 지정(11.3%), 저급 품질(4.4%) 등을 꼽았다.
2019년 가맹분야 서면실태조사 결과. 그래픽/뉴스토마토
필수품목에 대한 문제 인식률은 커피 업종(50.3%)에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편의점(32.8%), 교육(29.1%), 자동차정비(23.4%) 등의 순이다.
특히 가맹본부의 필수품목 지정은 계약 해지, 불공정거래 경험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계약기간(갱신 포함) 중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가맹점 22.5%가 해지 사유로 ‘필수품목 사입(25.8%)’을 거론했다.
뿐만 아니다. 필수품목 지정과 관련해 발생하는 위반 유형인 ‘가맹본부가 부당하게 물품을 특정 거래상대방(가맹본부 포함)과 거래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도 9.4%로 높았다.
아울러 본부와의 교섭력을 높이기 위한 가맹점단체 가입도 ‘단체 가입·활동에 따른 불이익 경험비율’은 8.5%로 전년 대비 5.7%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점주의 가맹점단체 가입률은 전년보다 9.4%포인트 늘어난 41.7% 규모다.
더욱이 지난 2017년과 달리 올해는 대형 가맹본부로부터 불이익을 경험했다는 비율이 7.0%포인트 늘었다. 2017년 불이익 경험 비율은 중소형 가맹본부가 1.4%포인트 증가한 바 있다.
이 밖에 지난해 가맹계약 중도 해지로 위약금을 문 사례는 16.5% 늘어난 396건이었다.
이순미 공정위 가맹거래과장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광고·판촉비 분담 등 잠재된 본부·점주 간 분쟁요인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