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영입인사 '더벤저스', 총선 앞두고 '리턴즈'

지난 총선 실패 아픔 딛고 재도전…4년간 원외서 국정운영에 '기여'

입력 : 2020-02-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2016년 총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영입된 인사들이 낙선과 공천 탈락의 아픔을 딛고 총선 재도전에 나섰다. 지난 대선에서 '더벤저스'라는 선거 유세단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문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던 이들은 이번 4·15 총선에서는 온전히 자신만의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빈·박희승·양향자·오기형·유영민·이지수 예비후보 등이 더불어민주당의 지역구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다. 서울에서는 김빈(마포갑), 오기형(도봉을), 이지수(중성동을) 예비후보가 출마를 준비 중이고, 부산에서는 유영민(해운대갑), 광주에서는 양향자(서을), 전북에서는 박희승(남원·임실·순창) 예비후보가 지역 주민들을 만나며 얼굴을 알리고 있다.
 
2016년 1월2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4층 컨벤션홀에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인사들이 광주시민·전남도민과 함께하는 더불어콘서트를 열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들 예비후보들은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로 활동했던 시절에 영입돼 이른바 '문재인 키즈'로 분류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당내 비주류의 흔들기와 안철수 공동대표의 탈당 등 내부 분열이 본격화되면서 리더십 위기에 직면하자, '전문성'과 '상징성' 있는 인물들을 대거 영입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영입인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영입된 인사들 중 일부는 원내 입성에 성공하며 20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했지만 일부는 총선 실패의 아픔을 뒤로 하고 원외인사로서 청와대와 정부, 중앙당 등에서 활동하며 후일을 도모했다. 김빈 예비후보는 총선 이후 당 디지털대변인과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 행정관으로 활동했고, 이지수 예비후보는 한국표준협회 산업표준원장을 역임했다. 
 
중앙당에서의 활동도 이어졌다. 오기형 예비후보는 홍영표 전 원내대표 비서실장으로 일하며 원내 실무 업무를 수행했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사태 때에는 민주당의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으며 활약했다. 박희승 예비후보는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윤리심판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 역할을 맡기도 했다.
 
정부에서 공직 생활을 경험한 이도 있다. 유영민 예비후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역힘하며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이끌기도 했다. 장관직에서는 물러난 뒤에는 당 소재부품장비인력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양향자 예비후보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을 맡았고 퇴임 후에는 당 일본대책특위에 합류해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 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다.
 
이들에게는 각자 전문가로서의 실력에 더해 정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양향자 예비후보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4년 전 총선에 출마할 때는 당에서 영입되었다는 것과 삼성전자 상무라는 것 밖에는 없었지만 지난 4년간 정치 경험을 통해 압축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전까지는 (주위에서) '실력은 인정하겠는데 경험이 있느냐'는 물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실력에 경험을 더했다"고 밝혔다.
 
일찌감치 총선 준비에 나선 만큼은 4년 전보다 더 절박한 마음으로 지역을 누비고 있다. 오기형 예비후보는 "4년 전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서울 지역에서 다른 곳은 다 이겼는데 서울 도봉을에서는 져서 힘들고 당에 미안했다"며 "이번에는 4년 동안 지역 활동을 하면서 각종 선거를 진두지휘 했기 때문에 지역 내에서도 성과가 있다. 꼭 탈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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