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I 연초부터 '폭락'…해운업 경기회복 '불투명'

487로 전년비 25% 하락…업계 "역사적 저점 수준"
계절적 비수기·춘절 연휴 연장·공급과잉 등 '삼중고'

입력 : 2020-02-03 오전 6:03:08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새해에도 해운업계의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연초부터 운임이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적 비수기에 코로나 사태로 중국 춘절 연휴가 늘어난데다 공급과잉까지 맞물리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벌크선 운임 지수(BDI)는 487로 마감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24.5% 떨어졌다. 전주에 500대로 떨어진 후 400대까지 하락했다. 
 
벌크선은 석탄, 철광석 등 원재료를 운반하는 선박이며 BDI는 운임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기 동향, 원재료 수요, 화물량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BDI가 떨어지면 벌크선사들은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새해에도 해운업계의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연초부터 운임이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벌크선. 사진/뉴시스 
  
업계도 급락한 BDI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올해 BDI가 많이 빠지고 있다"며 "리먼브라더스 쇼크 발생 전 2008년 초에는 1만8000였는데 올해는 연초부터 계속 떨어지고 있어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폭락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벌크선 시장은 4분기에 철광석, 석탄 등 난방용 수요로 성수기인 반면 1분기는 중국 춘절로 수요가 감소하는 계절적 비수기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춘절 연휴를 이달 9일까지 늘렸다. 수요가 위축될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벌크선 운임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 공급과잉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사상 최악의 불황이었던 2016년 벌크선 폐선량은 413척이다. 지난해는 78척으로 매우 저조했다. 
 
지난해는 환경규제 시행전 가격이 저렴한 고유황유를 사용할 수 있었던 마지막 해다. 규제가 발효되는 시점까지 노후선에 대한 해체를 미뤄 공급과잉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작년은 저렴한 연료를 쓸 수 있는 마지막 해였기 때문에 해체량이 별로 없었다"며" "업황이 좋아도 통상적으로 100여척이 폐선되는데 지난해은 그 수준도 안됐다"고 설명했다. 
 
새해에도 해운업계의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연초부터 운임이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사진/뉴스토마토
 
연초부터 BDI가 떨어지면서 시황 회복이 더뎌지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올 한해 전체적인 해운업황을 평과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급진적으로 업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보진 않지만 고유황유와 저유황유의 가격 스프레드(가격차이)가 커지면 노후선들의 폐선을 앞당겨져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BDI가 순간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올해 업황이 부진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이 추세가 얼마나 장기화될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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