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 거래 비중이 높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절 연휴를 오는 9일까지 연장해 10일부터는 중국 공장들의 조업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 국내 중소기업계는 사태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는 4일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한 건설장비 제조업체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중국 진출 중소기업 대표 20여명이 참석해 중국 현지 생산과 통과 지연 등에 따른 피해 지원을 호소했다. 더불어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 침체 우려에 대한 정부의 신속한 대응도 주문했다.
중국에 독자법인을 설립한지 20년 됐다는 한 업체 대표는 “지금 중국 정부는 조업 재개 조건으로 직원들에게 마스크와 온도계를 지급하라고 지침을 내렸다”면서 “중국에서는 마스크를 못 구해 한국에서 보내려고 알아 보니까 개수 맞추기도 쉽지 않고 배송료를 몇 배 이상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 했다.
한 건설 기계 중장비 업체는 가격 경쟁력에 대한 부분을 우려했다. 이 업체 대표는 “중국 조업 중단이 지속되면 국내에서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데 가격 경쟁력이 없다”면서 “한 달에 약 1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손실을 보고 수출해야 하는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정부의 자금 지원이 신생 중소업체뿐 아니라 기존 업력이 있는 업체에 대해서도 폭 넓게 진행돼야 한다는 건의도 제기됐다. 한 중소기업협회 관계자는 “연초다 보니 새해 정책 자금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기존 업력 7년 이상 된 업체는 지원이 안 되고 있다”면서 “신생 업체에만 70~80% 지원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기부는 원자재 및 제품 수출입 등으로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해 긴급 자금 융자와 특례 보증 등의 형식으로 250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박영선 장관은 “중국은 한국과 교역량이 가장 많은 국가로 중국에 공장을 가진 중소기업과 수출 중소기업이 많아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며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고 단계별 대응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지난달 29일부터 서승원 상근부회장을 반장으로 하는 합동대응반을 구성해 중소기업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에 공장을 운영 중인 업체와 원자재·부품 수입업체들을 대상으로 긴급 전화 모니터링도 병행하고 있다.
서승원 상근부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중소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지원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4일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한 건설장비 제조업체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아홉번째부터)과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