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정벌' 국산 임플란트, 코로나-19에 긴장감 고조

현지 시장 절반 이상 국산제품…사태 장기화 시 성장세 찬물 우려

입력 : 2020-02-12 오후 2:41:21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해외 사업 호조에 고공행진 중인 국산 임플란트 업체가 '코로나-19' 확산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해외 매출 확대 1등 공신이 사태 근원지인 중국인 탓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국산 임플란트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를 특히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 내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연일 매출 기록을 갈아치고 있는 상황에서 사태 장기화 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국산 임플란트 업체 최대 수출 시장으로 꼽힌다. 지난 2017년까지는 국내와 비슷한 연간 3000억원 규모였던 현지 시장 규모는 올해 7000억원 이상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구당 임플란트 식립률이 세계 1위 수준인 국내와 달리 이제 막 개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포화 상태의 국내를 넘어 아시아 중심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산 업체들에겐 '기회의 땅'인 셈이다. 
 
국산 제품의 현지 입지는 견고한 편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5위인 오스템임플란트가 현지에선 30% 이상의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또 다른 국산업체인 덴티움이 25% 수준으로 뒤를 쫓고 있다. 양사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방대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 영향력 강화에 양사 매출 역시 매년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약 2800억원이었던 오스템임플란트의 연매출은 2017년 4000억원 수준까지 급증한 뒤, 지난해 5650억원으로 재차 기록을 경신했다. 국내 의료기기 가운데 최초 연매출 5000억원 돌파다. 올해는 6000억원 돌파도 전망된다. 
 
덴티움 역시 2015년 955억원이던 매출이 매년 두자릿수대 성장을 지속해 2018년 1863억원까지 올라섰다.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첫 2000억원 돌파가 낙관된다. 증권업계는 올해 덴티움 매출을 31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사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긴장감도 커진 상태다. 의료시설을 방문해 시술받아야하는 임플란트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국산 업체 대부분의 현지 매출이 우한과 멀리 떨어진 베이징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안심할 순 없는 상태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중국 춘절 연휴 이후 업무를 재개한 베이징 기업의 절반 가량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현지에서 이렇다 할 타격이 있다는 내용을 전달 받지는 못했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1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며 "실제로 지난 사스나 메르스 사태 당시 의료기기 업체들이 타격을 받았던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국산 임플란트 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우려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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