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카카오가 머니 2.0 전략을 내세워 테크핀(기술과 금융의 합성어) 판도 변화에 나선다.
배재현 카카오 CIO(최고투자책임자)는 13일 열린 지난해 연간 경영실적설명회에서 "카카오페이는 2020년 실명계좌 기반의 금융서비스를 본격화하는 머니 2.0 전략이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카카오페이의 결제 관련 트래픽에 증권 서비스까지 더해진 머니 2.0은 국내 테크핀 사업의 판도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는 온·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한 간편결제 서비스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바로투자증권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카카오증권으로 사명도 변경했다. 카카오증권은 펀드 서비스부터 시작해 카카오페이 이용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증권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배 CIO는 "송금 수수료 절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실명 전환 계좌도 선불 잔액한도가 없어지고 충전 빈도수는 감소하며 예탁정보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폰뱅킹 수수료 등의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회사 측은 수익 개선 속도를 높이겠다는 각오다. 배 CIO는 "폰뱅킹 수수료는 지난해까지 효율화를 진행했고 12월에는 흑자 달성을 통해 연간 흑자 달성까지 가능한 플랫폼임을 검증했다"며 "올해 하반기에 본격 수익 창출을 통해 수익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삼성화재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을 만들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보험의 상품·개발·마케팅 등의 영역에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손해보험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2019년 실적 요약(단위:백만원).자료/카카오오
카카오는 톡비즈 중 톡보드의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톡보드는 카카오톡의 채팅목록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를 말한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톡보드 광고 지면은 현재 3000개 이상의 광고주를 확보했고 올해 수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라며 "긴 호흡으로 보면 10만개 이상의 광고주로 넓힐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알림톡을 사용하는 기업 및 금융기관도 확장 추세다. 알림톡은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자사의 서비스나 상품을 알리는 것을 말한다. 현재 알림톡은 약 3만9000개의 기업 및 금융기관이 사용 중이다. 여 대표는 "신용카드사들이 알림톡 사용을 본격화하면서 관련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비 46% 성장했다"며 "톡채널도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지난해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2020년 톡비즈의 매출 목표를 1조원으로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SK텔레콤과도 협업하며 혁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여 대표는 "SK텔레콤과 지난해 11월 설립된 시너지 협의체 통해 3개월간 무선통신·콘텐츠·모빌리티·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논의했다"며 "커머스 사업부분이 가장 빠르게 가시화 될 것이며 AI도 이용자 경험을 증대할 협력 포인트가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날 연결기준 지난 2019년 연간 매출 3조898억원, 영업이익 206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27.8%, 181.2% 증가했다. 카카오가 연간 매출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톡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안정된 가운데 각종 신규 사업에서 매출이 늘어난 것이 역대 최대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