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업종별로는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쉬쉬하던 중국 정부가 지난달 20일 ‘전염병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최근 한 달 간 국내 증시에서는 2차전지와 바이오·플랫폼주가 반등한 반면 소비주와 여행주 등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설 연휴가 끝난 지난 1월20일부터 이달 21일까지 한 달여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대다수 업종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마스크 관련주가 속한 종이·목재와 의약품 업종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이·목재 업종지수는 지난달 20일 328.18에서 이달 21일 367.3으로 11.92% 뛰었으며, 의약품은 1만806.40에서 1만1086.86으로 2.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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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소비재 업종인 섬유·의복은 283.84에서 246.43으로 13.18%나 하락했다. 유통업(-7.54%)과 운수장비(-3.75%), 음식료(-2.57%) 등도 내림세를 그렸다. 같은 기간 DLF와 라임펀드 이슈와 엮였던 은행(-11.93%), 증권(-10.22%) 등 금융업종(-9.92%)은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종목별로도 온도차가 컸다. 특히 IT(정보통신)와 2차전지 등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은 ‘코로나19’ 이전의 주가 수준을 넘어섰지만,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은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는 등 차별화된 장세가 전개됐다.
코스피200 구성종목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삼성SDI(006400)다. 삼성SDI의 주가는 지난달 20일 26만9500원에서 24.86% 뛴 33만6500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로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핵심부품으로 꼽히는 2차전지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2차전지 테마주로 분류되는
LG화학(051910)과
일진머티리얼즈(020150)는 각각 22.22%, 5.96% 올랐고 반도체 공정용 소재 등 고부가가치 소재 기업인 SKC는 9.68% 상승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생활양식이 바뀌며 바이오·IT플랫폼 관련 종목도 수혜를 입었다.
이밖에 최근 오스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에 소개되며 눈길을 끌었던
농심(004370)의 경우 2월 중순 이후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25.95% 급증했다.
한편 호텔·레저, 섬유·의복, 화장품 등 소비재 업종은 타격을 받았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등 국내 증시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며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가급적 실외 활동을 자제하는 상황이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 마트, 영화관 등의 방문이나 이용 수는 감소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인터넷 환경에 기반을 둔 온라인 소비지출 확대,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등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들의 생활양식 변화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롯데백화점 명동점 방문이 확인된 지난 7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명동점에 임시휴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