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 프로젝트 또 연기되나…조선업계 '발만 동동'

QP, 가스전 확장사업 파트너 선정 연기…"LNG 공급과잉에 가격 추락 탓"

입력 : 2020-02-24 오전 6:02:07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주 프로젝트 일정이 더 지연될 가능성이 생겼다. 연초부터 발주량이 급감한 가운데 대형 프로젝트 일정이 미뤄지면 국내 조선업계의 일감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석유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 사업을 연기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당초 올 1분기에 발표할 계획이던 프로젝트의 파트너사 선정을 미룬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연말 전까지는 파트너사 선정이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주 프로젝트 일정이 더 지연될 가능성이 생겼다. 사아드 쉐리다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 겸 카타르페트롤리엄 사장. 사진/카타르페트롤리엄 홈페이지 갈무리 
 
갑작스럽게 파트너사 선정을 미룬 것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나온다. 당초 카타르는 2027년까지 이 프로젝트를 통해 LNG연간 생산량을 7700만톤에서 40% 증가한 1억1000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QP의 사장이자 카타르 에너지 장관인 사아드 쉐리다 알카비는 작년 말 카타르에서 열린 '도하 포럼 2019(Doha Forum 2019)'에서 "가스 수입업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LNG 생산 능력을 1억2600만톤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LNG생산량을 종전 40%에서 60%로 더 끌어올린 것이다. 
 
생산량이 더 늘어난 만큼 파트너사를 선정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련업계의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LNG가스전을 개발할때 혼자서 추진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생산량을 더 늘리는 만큼 투자자들이 프로젝트에 더 고민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LNG 시장 상황이 좋지 않자 카타르가 프로젝트 일정은 늦추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국제 LNG 가격은 mmBtu당 2달러대로 급락했다. 동절기가 지난 상황에서 중국마저 수요를 줄이자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추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023년까지 LNG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며 "프로젝트 일정이 딜레이될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LNG시장 회복 시점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중국 등에서 갑작스럽게 수요가 대폭 늘지 않는 이상 공급과잉 문제가 단기간에 끝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LNG 시장이 당분간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주 프로젝트 일정이 더 지연될 가능성이 생겼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그동안 카타르는 대량의 LNG선을 발주한다고 밝혀왔다. 지난해 초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카타르 국왕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향후 LNG선 60척을 발주할 계획이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작년 6월에는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가 QP에 LNG선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내에 건조 계약도 체결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새해 들어서도 뚜렷한 진척이 없는 가운데 이제는 발주량 감소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1월에도 발주 시장 상황은 좋지 않았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1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75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280만CGT와 비교하면 73%나 줄어들었다. 
 
이러한 가운데 대규모 발주 프로젝트 일정도 기약없이 밀려났다. 이 관계자는 "연초부터 시장 상황이 안좋은 상황이고 불확실성도 커서 발주량 감소가 우려된다"며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파트너사 선정 일정과 별개로 조선소 '도크 예약'을 먼저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늦어져도 가스전 사업이 진행된다면 선박은 필요하기 때문에 도크를 잡기 위해 조선소 먼저 선정할 수도 있다"며 "발주 여부에 대해 속단하기는 아직 일러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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