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제주도 무수천 유원지의 ‘블랙파인 리조트(BLACK PINER ESORT)’ 도장·외단열공사를 수급사업자에게 맡기면서 하도급 대금을 후려친 동호건설이 공정당국에 적발됐다. 최저가 경쟁 입찰로 수급사업자를 선정한 이 업체는 계약 체결 때 7억원 규모의 대금을 부당하게 깍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를 한 동호건설에 대해 시정명령(재발방지명령) 및 과징금 2억5600만원을 부과한다고 23일 밝혔다. 동호건설은 제주 서귀포시에 ‘동호아트리움’ 아파트를 건설하는 등 중견 토목건축공사업체다.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공정위에 따르면 동호건설은 무수천 유원지 블랙파인 리조트 조정사업 공사 중 도장·외단열공사의 수급사업자를 2015년 11월 19일 최저가 입찰로 선정하면서 하도급대금을 낮게 결정했다.
A수급사업자가 경쟁 입찰을 통해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은 38억900만원(부가세 별도)이다. 하지만 입찰 이후 하도급계약 전까지 동호건설 측은 정당한 사유 없이 5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대금을 낮추는 등 6억900만원을 후려쳤다.
결국 A수급사업자는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에 따라 32억원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행 하도급법상에는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행위 유형 중 ‘경쟁 입찰에 의하여 하도급 계약을 체결할 때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는 금지 대상이다.
고행석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건설하도급과장은 “동호건설은 수급사업자를 최저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선정하고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부당하게 하도급대금을 낮게 결정했다”며 “경쟁 입찰방식을 통한 하도급계약 체결과정에서 부당하게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제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과장은 이어 “건설분야 하도급거래 관행 개선 및 수급사업자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며 “원사업자가 우월적 지위에서 행하는 불공정하도급거래에 대한 감시와 법 집행을 강화,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가 확립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정위는 올해 초 부당특약을 설정한 다인건설·금아건설과 지연이자를 떼먹은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STX건설, 계약서를 주지 않은 더미래종합건설 등을 제재한 바 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