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출산율 0.92명 '사상 최저'…출생 30만명대 겨우 '사수'

통계청, 2019년 출생·사망 통계…인구절벽 가속화

입력 : 2020-02-26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30만명 초반에 그치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에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인구절벽'이 점점 더 뚜렷하게 눈앞에 닥치고 있다. 
 
출생아 수 및 합계출산율 추이. 자료/통계청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출생·사망통계(참정)'을 보면 작년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전년(0.98명)보다 0.06명(5.9%)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이번 결과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합계출산율은 1970년 4.53명에서 1977년 2명대(2.99명)로 주저 앉은 뒤 1984년에 1명대(1.74명)로 떨어졌다. 이후 2006년 1.12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8년 0.98명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졌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 유지를 위해서는 합계 출산율이 2.1명으로 유지돼야 하지만 절반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출생아수가 1명이란 의미는 30년 후 출생아 수가 지금 수준의 절반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해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빠른 편이라 출생아가 급속히 줄어들면 고령화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17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평균은 1.65명으로, '0명대 출산율'은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총 30만3100명으로 전년(32만6800명)보다 7.3%(2만3700명)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한 해 출생아 수는 1970년대 10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2002년 40만명, 2017년부터 30만명대로 떨어진 이후 가까스로 3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출산이 많이 이뤄지는 30대 초반을 포함해 가임여성 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30대 초반 여성인구의 전년대비 증감률은 2016년(-5.4%), 2017년(-5.9%), 18년(-5.0%), 19년 (-2.7%)로 감소했고, 가임 여성인구는 1만2088명으로 전년(1만2312명)대비 1.8% 줄었다.  
 
주요 연령층 출산율 추이. 자료/통계청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율도 5.9명으로 전년에 비해 0.5명(7.3%) 줄었다.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4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특히 전년대비 20대 후반(5.3명)과 30대 초반(5.1명) 출산율은 각각 13.0%, 6.0%로 크게 감소했다.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면서 고령 출산이 늘어나는 것도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엄마의 평균 출산연령은 33.0세로 전년대비 0.2세 높아졌다. 전체에서 고령(35세 이상) 산모 구성비는 33.3%로 전년보다 1.5%포인트 증가했다.    
 
사망자 수 및 조사망률 추이. 자료/통계청
 
지난해 사망자 수는 29만5100명으로 전년대비 1.2%(3700명) 감소했다. 사망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13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지만, 이는 2018년 사망자 수가 29만8800명으로 급격히 증가한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인 조사망률은 5.7명으로 전년보다 0.1명(1.3%) 줄었다. 
 
출생자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는 8000명으로 전년대비 71.7%(2만명)으로 폭락해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연증가는 1980년 당시 50만명이 넘었지만 1998년 40만명으로 줄어들고 2012년 21만7300명을 기록한 뒤 7년 연속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인구가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 2017~2067년' 자료를 보면 중위추계(중간 수준의 출산율)로 총인구는 2017년 5136만명에서 2028년(5194만명) 정점을 찍고 마이너스 인구성장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위추계(낮은 수준의 출산율)로는 2019년(5165만명) 정점 이후 2020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봤다. 
 
김진 과장은 "자연증가분 감소율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이유는 사망자 수는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출생아가 최근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 크다"면서 "출생아수가 계속 감소하고 사망자 수는 늘어나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0년도 자연 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은 세종(1.47명), 전남(1.24명), 제주(1.15명) 순으로 높았지만 서울(0.72명)?부산(0.83명)은 낮게 나타났다. 특히 강원을 제외한 16개 시도 모두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줄었다. 전년대비 충북(-10.2%)?부산(-7.9%)?대전(-7.1%) 순으로 감소했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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