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중소기업의 수출이 코로나19 사태로 또 다시 위기에 처했다. 특히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늘면서 국내 소비도 위축된 데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중국에서 원·부자재를 수출·입하는 비중이 큰 만큼 타격이 장기화 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중소기업이 9만5229개사로 2018년 대비 1067개사(1.1%)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의 수출액은 전년(1052억달러)대비 4.1%하락한 1009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 컨테이너 야적장. 사진/뉴시스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대비 감소하던 중소기업 수출이 4분기에 증가세로 전환, 올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면 올해 상반기 정상화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상황이 나쁘진 않았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일평균 수출액은 20억2000만달러로 전년대비 4.8% 늘며 14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었다. 그러나 1월 말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국내 중소기업들은 중국산 부품 공급과 수출 차질 등 국내외 영업활동 제한으로 자금난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모듈 장비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A사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중국 출장 일정이 모조리 취소됐다”며 “수출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물건을 보낼 수도 없고 영업도 못하다보니 회사 경영도 위기다”라고 말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중소기업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체 중소기업 중 70%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수출기업의 66%, 수입기업의 78%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사례로는 ‘중국공장 가동중단으로 납품연기’가 51%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방문기회 축소로 영업활동 차질’(40%)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더라도 원·부자재가 중국에서 화물운송과 통관을 거쳐 국내로 들어오는 시간이 필요한 데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 부진이 이른 시일 내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정유탁 중소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과거 사스, 메르스는 단기적 영향에 그쳤지만 코로나19의 경우 과거와 다른 중국의 글로벌영향력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충격이 증폭될 소지가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중국발 부품공급 차질 외에도 대기업 생산감소에 따른 2차 파급효과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3월 들어 피해가 더욱 심각해 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1월 말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는데 재고 소진기간 등을 고려하면 진짜 피해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3월에 들어서면 자금난으로 도산하는 기업들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