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원·달러 환율이 5일 연속 상승하면서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일처럼 급등세를 연출하지는 않아 외환시장이 일단 한숨을 돌린 모습이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30원 상승한 1253.30원에 마감됐다. 작년 8월19일의 1255.80원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전일 35.50원 폭등과 달리 소폭의 상승세에 그쳤다. 최근 5일간 원·달러 환율은 106.70원이나 수직상승세를 보였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대북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에 따라 환율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전날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남한 당국과 모든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북측이 이날 판문점 적십자 연락사무소와 해운 당국간 통신 차단을 통보하는 등 실제 행동에 나서면서 긴장감이 커졌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2350억원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8일 연속해서 약 3조3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점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채질 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기관투자가들의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1.36% 상승해 전일대비 21.29포인트 오른 1582.12포인트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3.04포인트(2.9%) 오른 463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250원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외환은행 딜러는 "1260원대에서는 당국의 개입이 들어오면서 환율 상승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대북리스크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으면 한동안 1250원대에서 오르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장기적으로는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원·달러 환율은 향후 1300원선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