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국 조선사가해양 설비 인도에 비상이 걸렸다. 조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이미 지연된 일정을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발주가 임박한 해양 프로젝트를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할 것이란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조선사는 해양 설비 조업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 조선업계는 지난달 말부터 속속 작업을 재개하고 있다. 중국 절강성조선협회는 지난 2일 절강성내 주요 조선소 작업 재개율이 9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춘절 연휴는 2월초에 끝났지만 근로자 복귀가 늦어져 3주가 지나서야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조업재개 지연으로 해양 설비인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인도가 늦어질 전망이다. 노르웨이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 에너지는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인력, 부품 공급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FPSO 프로젝트 인도가 3~6개월 정도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사진/삼성중공업
현재 전 세계에서 건조 되는 FPSO는 총 28척인데 이중 15척이 중국에서 건조되고 있다. 문제는 건조 일정이 밀리면서 연쇄적으로 원유 생산 일정까지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소가 FPSO 건조를 마치면 생산 거점으로 설비를 이동시켜야 한다. FPSO는 엔진이 없어 자력으로 운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예인선을 이용해야 한다. 그 후에는 설치 작업과 몇개월간의 시운전을 완료해야 모든 공정이 마무리된다.
라이스타드 에너지는 "근로자가 많이 복귀했지만 프로젝트를 건조할 시간은 30~50% 줄어들었다"며 "FPSO 평균 건조 기간이 36개월인점을 감안하면 작업이 30% 가량 늦어진다"고 우려했다.
최대 경쟁국인 중국이 정상 납기에 비상이 걸리면서 국내 조선업계는 해양 설비 수주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당장 발주가 임박한 프로젝트는 나이지리아 봉가 FPSO 프로젝트로 보인다. 관련업계는 나이지리아 당국이 다음달 초 안에 입찰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 현지에 생산법인을 보유하고 있어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납기 지연은 조선소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문제"라며 "발주처도 조업 일정이 늦어지는 것을 알 수밖에 없어 향후 해양 설비 수주 경쟁은 우리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