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연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벌크선 시황이 조심스레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해운업계는 운임이 바닥을 찍고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면서 시황 개선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617을 기록하며 전거래일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BDI는 전 세계 경기 동향, 원재료 수요, 화물량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연초 900대로 출발한 BDI는 2월에 들어서며 500선대를 이탈했다. 계절적 비수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운임은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달 11일에는 411로 바닥을 찍었다. 관련업계는 역사적 저점이라고 진단했다. 연초부터 운임이 워낙 바닥이다 보니 올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확산됐다.
연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벌크선 시황이 조심스레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벌크선. 사진/뉴시스
그러나 지수는 바닥을 찍고난 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BDI는 411를 기록한 뒤 같은달 24일 506으로 500선대를 진입했다. 이달 6일까지 지수는 계속해 상승하며 600대선을 돌파했다. 한달새 200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앞서 5일에는 전거래일보다 6.6%(37포인트) 늘어난 599로 지난해 7월4일 이후 하루 최대 증가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철광석 수요, 벌크선 해체량 증가가 BDI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선박가치평가기관 배슬스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올해 벌크선 케이프사이즈의 해체량은 20척을 기록했다. 케이프사이즈는 벌크선 가운데 사이즈가 가장 큰 18만톤 규모의 선박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케이프사이즈 해체량은 8척이며 작년 연간 해체량은 27척이다. 올 들어 1분기가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작년 연간 해체량의 3분의 2 이상을 달성했다. .
해운업계 관계자는 "안그래도 겨울에는 운송량이 주는데 코로나19로 시황이 많이 침체됐다"면서 "중국 공장이 속속 가동을 시작하면서 다행히 저점을 찍고 반등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또 "BDI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한달만에 200포인트가 늘어났다"며 "비수기가 지나 철광석 수요 증가로 시황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