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경기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원 지역은 이번 4·15 총선에서도 가장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수원을은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미래통합당 정미경 최고위원이 2014년 수원을 재보궐 선거 이후 6년 만에 두 번째 대결을 펼치게 됐다.
여 검사 출신 정치인의 대결이 성사된 지역구로, 두 사람은 '흥행성'이 있는 공통점이 많다. 정 최고위원은 사법고시 38회, 백 의원은 사법고시 39회로 정 최고위원이 한 기수 위다. 고려대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2014년 선거 당시에는 정 최고위원이 55.69%(3만4937표)를 얻어 38.2%(2만3964표)에 그친 백 의원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수원을에 재도전한 백 의원은 당선된 반면 신설된 수원무에 출마한 정 최고위원은 고배를 마시며 희비가 교차했다. 이번에 백 의원은 방어전을, 정 최고위원은 지역구 탈환에 도전하게 되는 것이다.
수원 지역은 경기도의 주요 행정 기관이 위치해 있으며 100만명이 넘는 인구가 밀집해 있다. 도내 정치·경제·문화의 핵심 지역이다.
경기 수원을은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미래통합당 정미경 최고위원이 2014년 수원을 재보궐 선거 이후 6년 만에 두 번째 대결을 펼치게 됐다. (왼쪽)민주당 백혜련 의원·통합당 정미경 의원. 사진/ 뉴시스
수원시에는 모두 5곳의 선거구가 있는데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싹쓸이를 했고, 이번에도 전체 의석을 가져가겠다는 각오다. 통합당은 경제 침체와 민생 파탄에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며 정부의 책임론을 내세우며 최소 2석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원 지역 5곳의 선거구 중 수원을은 표심이 가장 유동적인 곳이다. 권선구 선거구였다가 두 차례의 선거구 개편을 통해 현재는 '서수원' 지역을 관할한다.
17대 총선에서는 당시 열린우리당 이기우 후보가, 18대는 한나라당 정미경 후보, 19대는 민주통합당 신장용 후보가 승리했다. 19대에서는 현역이었던 정 최고위원이 공천 배제에 반발, 탈당하면서 보수 표심이 분열됐었다.
2014년 상반기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정 최고위원이 압도적 표차로 금 뱃지 탈환에 성공하며 수원을 표심은 다시 보수로 향했다.
하지만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백 의원이 새누리당 김상민 후보를 꺾고 당선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수원을 표심은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 의원은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공수처법)' 등 검찰 개혁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추진하는데 적극 참여했다. 같은 해 12월 '백혜련 안'을 바탕으로 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특히 백 의원은 장기간 표류했던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 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시키면서 막혀 있던 사업에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지역 유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2000년 기본 고시 계획 이후 14년간 정체돼 있던 지역의 최대 현안을 풀어냈다는 평가다. 여기에 호매실 지구 개발로 유입된 젊은 표심도 민주당 입장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백 의원은 지난달 7일에는 '국회 베스트 의정 대상'을 수상했다. 국회시민정치포럼이 주최한 의정 대상은 20대 국회를 마무리하면서 4년 동안 성실한 의정 활동으로 정치의 본령인 '민생'을 위해 노력한 의원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그는 4년 연속(2016~2019) 민주당 및 언론으로부터 '국정감사 우수 의원상'을 수상했고 2년 동안 (2017~2018) 국회 사무처로부터 '입법 및 정책 개발 우수 의원'으로 선정되는 등 20대 국회 내내 성실한 의정 활동을 인정받았다.
또 20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여당 간사 위원으로서 '검찰 개혁' 입법의 최전선에서 노력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앞으로 집권 여당 소속 현역 의원으로 현재 진행 중인 지역 사업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정 최고위원은 대중적 인지도를 갖추고 있다. 백 의원의 재선을 위협하고 있지만 지난 총선 당시 수원무 선거구 출마로 한동안 수원을을 비운 점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지역구를 옮겨 출마한다는 것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는 신분당선 연장 사업 착공 전에 기존 단선으로 설계된 계획을 복선으로 바꾸겠다는 것과 수원 군 공항 이전 문제 해결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정권 심판론'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7일 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은 사기와 거짓말, 무능한 정권"이라며 "민주당이 야당 심판론을 들고 나왔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문재인 정권이 심판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9년 2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후보 7명 중 2위를 차지해 최고위원이 된 그는 여성 최고위원 3명(정미경·김순례·신보라) 중 김순례·신보라 위원은 여성 및 청년 몫의 최고위원이지만 정 최고위원은 당당히 득표 수로 2위를 차지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초 임기 만료로 물러나면서 현재 여성 최고위원 중 가장 중진 의원이다.
특히 이들이 '수원 군 공항 이전'에 대해 어떤 해법을 공약으로 제시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군 공항 이전 사업은 현 정부의 공약 사항이고 지난해 국방부 업무 보고에도 '군 공항 이전 사업은 국책 사업'이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이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수원시와 화성시 두 지자체만의 노력으로는 군 공항 이전 추진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발 묶인 사업에 대해 두 사람이 어떤 공약을 내놓느냐에 따라 유권자들의 표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