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사태 속 연일 내리막을 걷고 있는 국내외 증시 여건에 치료제를 테마로 한 일부 기업들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국가적 관심이 쏠린 이슈에 단기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변동성이 심한데다 개발 가능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한 만큼 성급한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새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 이슈에 급등했던 일부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발표 전 시점보다 낮거나 원상태로 돌아갔다. 단기적으로 과열된 이슈에 투심이 대거 몰린 점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양약품은 지난 13일 백혈병치료제 '슈펙트'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소멸 효과 발표로 상한가를 쳤다. 이후 14일에도 26%가 오르며 주당 3만6450원에 도달했다. 하지만 19일 2만6800원으로 상승분을 모두 환원했다. 역시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성과를 발표한 테라젠이텍스와 안트로젠, 엔지켐생명과학도 발표 직후 상한가를 친 다음 이후 빠르게 내리막을 걸었다.
특히 부광약품은 변동성이 심하다. 지난 10일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의 코로나19 효능 발표에 곧바로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이후 급락했다. 그러다 이날 다시 임상시험계획 신청 소식이 알려지며 강세로 전환했다. 그런데 정작 회사측은 신청 사실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식약처에서도 사실관계 확인을 꺼려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신청한 기업들이 일부 있다"면서도 "주가 뻥튀기 등 우려가 있어 승인나기 전까진 신청기업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부광약품은 창업주 일가가 주식을 팔아 차익을 남긴 사례도 있었다. 부광약품 공동 창업주인 고 김성률 회장의 차남 김기환씨는 지분 5% 이상 주요 주주로서 효능 발표 후 주가가 급등하자 12일부터 17일까지 총 89만4883주를 장내 매도한 사실이 공시됐다. 김씨는 이 회사 임원이 아니기 때문에 경영책임 문제나 도덕적 해이를 따지긴 어렵지만 주요 주주가 주식을 매도한 것은 주가에 부정적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처럼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기업들의 주가 단기 과열 양상을 거듭 경계해왔다. 대부분의 후보물질들이 동물임상 전인 극초기 단계인 만큼, 개발 완료까지 최소 수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국내외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임상 가운데 국내사 품목은 전무한 상태로 확인된다.
강하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수 국내외 바이오텍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계획을 밝혔으나 대부분 후보물질 발굴 단계 및 임상 전 단계로 상업화까지 장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경고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