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에서 전세 비중이 매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월세는 그 비중이 지속 감소했다.
23일 부동산114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의 전세 거래비중은 지난 2015년 65.3%(10만2630건)으로 저점을 찍은 후 지난해 72.4%(12만5071건)까지 높아졌다. 특히 서울 집값이 급등했던 2018년에는 전세 거래비중이 70%대로 올라서면서 전년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 기간 월세 거래비중은 낮아졌다. 월세 유형 중에서도 ‘준전세’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준전세 거래비중은 2016년 50.1%(2만6964건)를 차지했으나 꾸준히 낮아져 지난해 38.7%(1만8485건)까지 떨어지면서 전체 월세 거거래비중을 낮췄다.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월세 거래형태다.
이처럼 전세 거래비중이 늘어난 원인으로는 전세 물량 증가가 꼽힌다. 지난 2015년 이후 아파트 입주물량이 꾸준히 증가한데다 집값 상승기에 시세차익을 노린 갭투자가 성행하면서 시중에 전세물량이 많이 풀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준전세 세입자 중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면서 월세 거래비중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수요는 한동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진 가운데 월세 세입자들이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려 할 수 있다. 대출 규제와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매매를 미루는 이들도 증가해 전세시장에 합류할 수 있다.
반면 낮은 은행이자와 보유세 부담으로 월세 수익을 기대하는 집주인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전세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4만여가구인데, 양도세 비과세 거주요건인 2년을 충족하기 위해 세를 놓지 않고 직접 입주하는 집주인들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급불균형에 따라 전셋값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며 “가계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대비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비중 차이. 자료/부동산114
서울 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