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식 코로나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나라에 '진단키트' 지원을 요청했고, 이탈리아·독일 등은 우리의 투명하고 개방적인 대응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 역시 세계 각국과 외교를 통해 '코로나 대응'을 전파, 향후 외교관계 개선을 위한 발판까지 마련하고 있다.
26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많은 나라들이 우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주목하고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며 "개방성과 투명성, 민주성에 기반한 'K방역'을 발전시켜 여러 나라에 도움을 주고 연관된 중소벤처기업에 힘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WHO에서는 빠른 속도로 검사 결과를 보여주는 진단키트와 안전 검사를 위한 드라이브스루 선벌진료소 설치 등의 '한국식 관리 방식'을 코로나19 대응 모범 사례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는 독일·일본 등 세계 주요국들이 국경폐쇄와 이동금지명령 같은 공격적 통제를 이어가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확산 추세에도 '투명하고 개방적 시스템'을 통해 코로나19를 적절한 범위에서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진자 동선 관리는 하나의 예로 꼽힌다.
진단키트의 경우엔 세계 각국에서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오전 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생산업체 '씨젠'을 방문했는데, 해당 업체는 실시간 유전자증폭 검사법(RT-PCR)을 활용한 코로나 진단 시약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기업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조기진단 체계 확립을 위해 '감염병 대유행 등의 적절한 대응에 필요한 의료기기의 허가 면제'를 가능하도록 하는 긴급사용승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해당 기업은 한국 내 코로나 확산 추세가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 1월 진단 시약 개발에 착수했다.
진단키트와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과의 정상통화에서 "한국이 미국의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의료장비를 지원해 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국내 여유분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다른 국가들에서도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방역 물품 수출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47개국에서 진단키트 수입을 문의 또는 요청했다"며 "인도적 지원을 요청한 국가는 24일 기준으로 39개국"이라고 밝혔다. 현재 진단키트 수출이 성사된 곳은 아랍에미리트(UAE)·루마니아·콜롬비아 등이다. 외교부는 각국이 샘플을 요청할 경우 한국기업에 요청해 샘플을 발송하고 있다.
우리의 코로나19 대응 모델에 대한 연구도 이어진다. 이탈리아 월터 리치아르디 보건부 자문관은 지난 21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응 모델의 세부 방식을 연구하기 위한 스터디 그룹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WHO 이사회 일원이기도 한 그는 "최근 며칠간 이탈리아와 한국의 코로나19 관련 그래픽을 비교·분석했는데 볼수록 한국의 대응 전략을 따라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면서 "보건장관 동의를 구해 이탈리아 전역에서도 이를 채택해야 한다고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외교부는 세계 각국과의 협의를 통해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공유하면서도 '인적교류 및 협력관계 강화' 부분을 계속해서 강조해가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입국금지·제한 조치를 취하는 각국 외교장관들과 통화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강 장관은 국제협력 강화의 중요성에 대해 각국 외교장관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가장 최근인 네덜란드 블록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도 강 장관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및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블록 장관은 통화에서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코로나19의 도전을 극복하고 인적교류 및 협력관계 강화를 지속해나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종합상황실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화상회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