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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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뉴스토마토 법조팀 최기철 기자입니다. 어제가 3월 마지막 일요일이었는데, 잘 쉬셨습니까?
오늘이 법썰외전 두번째 시간인데요. 이른바 텔레그램 디지털성범죄 사건, 'n번방 사건'에 대해서 현재 상황을 설명해드릴까 합니다.
오늘(30일)이 n번방 사건 주범 조주빈이 검거된지 정확히 2주 되는 날입니다. 물론 언론을 통한 첫 보도는 지난해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말이지요.
다시 한 번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번 사건은 텔레그램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그동안 우리 여성들, 특히 미성년 여성들과 아동까지 철저하게 인권을 유린당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3월 마지막이었던 일요일 어제 하루만 해도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이른바 단독보도라는 것이 10개나 나왔습니다.
그 중에 주목해서 보셨으면 하는 것이 '텔레그램 자경단'의 민낯을 다룬 보도입니다.
많은 남성들의 엽기적 변태 행각이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나면서, 사회가 이처럼 크게 공분했던 적도 많지 않습니다.
그러는 사이 시쳇말로 '사이다' 같은 사람들이 등장하지요. 바로 '텔레그램 자경단 주홍글씨'입니다.
피해사실의 잔학성은 말할 것도 없고 범죄에 가담한 남성들이 26만명이라는 사실만 해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수사기관이 가해자 전원을 찾아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토록 참담하고 답답한 노릇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가해 남성들이 누군지를 정확히 특정할 뿐만 아니라, 이른바 '교육'을 통해서 처절한 응징까지 해준다는 사람들이 나섰으니, 속으로는 후련하셨던 분들도 없지 않을 겁니다.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까지 나서서 '자경단의 출연은, 국가 공권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나온 현상'이라고 합리화까지 해줘 다소 안심도 됐지요.
그러나 이른바 '텔레그램 자경단'이 실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보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들은 과거 'n번방'에 필적하는 디지털성범죄자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거나 과거 피해자들은 물론, 이번 사건과는 관계 없는 무고한 일반 시민들의 명예까지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들이 사진과 신상을 공개한 과거 피해자들 중에는 4살짜리 아동도 있습니다.
가해자로 보기에 의심이 없다고는 하나 이들이 해당자들의 신상을 털어 하는 이른바 '교육'은 'n번방'을 처음 시작한 닉네임 '갓갓'과 '박사방' 조주빈의 성착취동영상 카피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하루에도 수십명씩 자경단에서 교육한다는 가해자들의 신상정보를, 이들은 어떻게 그렇게 쉽게 확보할 수 있었을까. 참 이상한 일입니다.
텔레그램 특성상 주홍글씨 등 자경단이 지금 공개하고 있는 피해자들과 일반시민들의 개인신상은 삽시간에 또다시 유포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명 중앙정보부라고 하는 한 텔레그램 자경단은 운영자가 가해자 신상을 턴 뒤 "신상을 공개당하고 싶지 않으면 성의를 보여라"라고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단체대화방을 긴급히 폭파하고 잠적한 일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내가 진짜 자경단"이라며 텔레그램 자경단을 자처하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공격하는 일도 흔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텔레그램 자경단이라고 참칭하는 자들을 어찌 생각해야 할 것인지는 자명한 일이겠지요.
검찰 수사단 관계자도 저희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텔레그램 자경단의 위법행위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법썰외전 오늘은 여기까지 전해드리겠습니다.
최기철이었습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