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정치 테마주 주가의 경우 기업 가치와는 무관하게 특정 정치적 이벤트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총선 이슈가 코로나19라는 대형 재료에 밀렸고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불확실한 테마주에 섣불리 투자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반영됐지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주가가 급등락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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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들어 이들 종목의 변동성은 커졌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전의 가격대로 돌아오는 추세다. 황교안 대표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2월12일부터 상승세에 오른 한창제지는 3월2일 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위성정당과의 잡음으로 보름여 만에 60%가 빠졌다. 그리고 다시 예년 수준인 3600원대로 회복했다.
안랩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내 정계 복귀를 선언한 1월2일 23% 치솟았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걸었다. 최근 대구 의료봉사를 계기로 소폭 반등했지만 이는 1월 초 고점 대비 30% 이상 낮은 수준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2월부터 정치 테마주 감시에 나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선거운동도 제대로 이슈화되지 않고 있고 주가도 급변동하고 있어 정치 테마주가 선명하게 형성돼있진 않다"고 했다.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지만, 시장이 안정적일 때 돋보이는 테마주의 특성상 테마주가 형성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옛날같으면 총선을 보름 남긴 지금이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릴 시기지만, 다행히 그런 현상이 강하진 않고 오히려 조용하게 지나간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큰 시장 변동성에 테마주 투자가 상당히 부담스러워진 점도 테마주 열풍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부 테마주는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남선알미늄(008350)은 11월 중순 '이낙연 총리 당 복귀설'에 3거래일 만에 50% 가까이 급등했다가 빠졌으나, 최근 연일 상승해 비슷한 수준까지 오르고 있다.
과거 정치 테마주의 가장 큰 피해자는 개인투자자였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는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된
써니전자(004770)는 최저가 대비 3146%나 급등했지만 대부분이 빠졌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도
안랩(053800)이 롤러코스터를 타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황 연구위원은 "테마주는 합리적인 기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코로나19 관련 수혜주 등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 테마주 역시 회장이나 사외이사가 후보자의 동문·동기라서 엮이는 등 실체 있는 기대로 보기 어렵다.
거래소 역시 총선이 바짝 다가오는 만큼 투자자들에 주의를 당부했다. 관계자는 "실적과 관계없는 주가 변동은 문제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며 "총선이 끝날 때까지 감시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