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MBC가 제기한 '검언 유착' 의혹 논란이 법적인 절차로 번질 조짐이다. 대검찰청으로부터 한 차례 사실관계를 보고 받은 법무부가 재조사를 지시하고 대검은 대검대로 언론사들을 상대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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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관계자는 3일 "MBC와 채널A 측에 두 사람의 녹음파일이나 촬영물 등 관련자료 제출해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어제 보냈다"고 말했다. 대검은 의혹이 처음 제기된 날 구두보고에 이어 그 다음 날 서면으로 보고한 바 있으나 법무부는 지난 2일 대검에 채널A 이 모 기자와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으로 지목된 검사장의 유착 의혹에 대한 진상을 재조사 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의혹의 핵심은 제보자가 녹취록 까지 제시한 이 기자와 해당 검사장간 오갔다는 통화내용 녹음파일이다. 제보자는 이 기자의 말을 해당 녹음파일을 통해 확신했다고 했다. 또 이 기자를 만나기 그가 친분을 과시한 검사장의 목소리를 인터넷을 통해 충분히 듣고 나갔다고 강조하면서 녹음파일 상 대화자는 이 기자와 해당 검사장이 틀림 없다고 재차 MBC에 확인해 줬다.
전날 보도까지를 종합해 보면 MBC는 해당 녹음파일은 확보하지 못했다.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전 신라젠 대주주) 측근인 이 제보자도 MBC와 황희석 열린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에게 제보하면서 제공하지 않은 것을 보면 녹음파일을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의혹 제기의 진상을 풀 수 있는 유일한 키는 채널A만이 유일하게 쥐고 있는 셈이다.
MBC는 채널A 이 기자가 검찰에 힘을 써 이 전 대표의 양형이나 가족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주겠다는 취지로 이 전 대표 측근인 제보자에게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자가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직접 보낸 편지도 공개됐다. 그 대가는 친정부 인사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비리 제보다. 유 이사장은 이 전 대표가 대주주로 있었던 신라젠과의 관계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자체 진상조사에 나선 채널A가 이 기자의 동의를 얻어 녹음파일을 대검에 제공할 것인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거부할 경우 민형사 사건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녹음파일이 유일한 증거인 데다가 사회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에 시민단체 등의 고발도 예상된다. 일관되게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해당 검사장 역시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사장 쪽에서 먼저 움직일 수 있다. 검찰총장도 한겨레를 고소한 예가 있지 않느냐?"며 "평소 같으면 반론이나 정정보도를 요청하겠지만 사안이 너무 좋지 않은 데다가 총선을 앞두고 의혹이 진실인양 널리 확산됐다"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