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국적 항공사들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이 업체당 수백억~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큰 형님' 대한항공마저 1분기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 1분기 2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별도 기준 2350억원을 예상했고, 하나금융투자도 2161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분기 148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이와 비교하면 약 250%가량 실적이 감소한 셈이다.
또 다른 대형항공사 아시아나항공도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아시아나항공 1분기 영업손실은 898억원, 매출액은 1조6826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2억원, 매출액은 1조7232억원이었다.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도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분기 제주항공이 600억~8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분기 연결 기준 5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일본과 동남아, 중국에서 5개가량의 국제선을 운영하며 사실상 국내선만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기 중인 항공기들. 사진/뉴시스
다른 LCC들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은 최근 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했고 진에어는 하루에 1~2편가량을 띄우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상태다.
이로 인해 중·소 LCC들의 경우 1분기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국내 LCC들은 지난해 1분기 모두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해외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을 걸어 잠그며 국내 항공업계는 현재 국제선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3월 넷째 주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95.5% 급감한 7만8600여명으로 파악됐다. 승객이 줄자 국적사 여객기 374대 중 87%인 324대가 날개를 접고 주기장에 세워져 있는 상태다.
증권가에서도 당분간 국제선 수요는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여객기 운항 중단에 따른 화물 수용력 부족으로 항공 화물 운임이 급등하고 있지만, 여객 부문 손실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라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선 여객 운항 중단 영향으로 실적 악화 추세는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항공사들이 비행기를 멈추고 국내 수출 기업의 물류에도 차질이 생기며 항공업계 지원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이날 "수출을 뒷받침하는 항공업계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